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사회환원키로 한 5,000억 원 규모의 사재를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 가난한 대학생과 중ㆍ고등학생, 농어촌 지역 초등학생까지 향후 5년 동안 8만4,000명을 돕겠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그룹은 4일 이런 내용의 '저소득층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종합 지원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정 회장은 앞서 약속한 대로 지난 8월 글로비스 주식 등 개인재산 5,000억원을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에 기탁하면서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사회적 계층이동을 위한 교육기회를 부여해 미래인재 육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정 회장과 그룹 측은 세부적인 지원방안마련을 위해 각계 의견을 취합했으며, 최종적인 종합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1만3,000여명 대학생들의 등록금부담 경감. 학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대부업체로부터 최고 39%에 이르는 이자율로 돈을 대출받은 대학생들에게 6%대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고 3년간 대출이자를 분담 지원키로 했다. 특히 저금리 대출로 전환 시 연체이자가 있을 경우엔 이것도 모두 갚아주기로 했다. 또 기존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운 대학생들에게는 6%대의 신규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재학기간(최대 3년) 중 이자를 전액 지원해 줄 방침이다. 이 같은 학자금 지원은 대학교의 추천을 받은 대학생들에게 제공된다.
저소득층 중고생을 대상으로 '과학인재 육성 3년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선발된 학생들은 중 3학년부터 고 2학년까지 대학과 연계된 단계별 과학 심화교육을 받게 되고 매년 1,000명의 학생이 참여하게 된다. 이와 함께 농어촌 소외지역 초등학생, 문화예술 분야 저소득층 우수 중고생 및 대학생, 소년소녀 가장과 저소득층 교통사고 피해가정 등에게도 등록금과 학습비, 장학금 등이 제공된다. 또 사회적 기업 창업을 희망하는 연간 1,000명의 만 19~39세 예비 기업가들에게 창업 자금과 종합 컨설팅을 지원한다.
정 회장은 이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의 명칭도 최근 이사회를 거쳐 '현대차 정몽구 재단'으로 변경했다. 재단 이사장은 지금까지 비상근이었지만,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상근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에 따라 비상근이었던 이희범 전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문성과 덕망, 경륜을 갖춘 후임 이사장을 조만간 선임할 계획"이라며 "이번에 공개한 저소득층 미래인재 육성 프로그램은 사회 각층의 의견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보완 확대함으로써 계층간 이동의 사다리가 복원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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