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 박물관 중 하나인 뉴욕 국제사진센터(ICP) 수석 큐레이터 크리스토퍼 필립스(사진)가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국내 작가 육성을 위해 한진그룹 계열 일우재단이 2009년 제정한 일우사진상 국제심사위원으로 방한한 그를 2일 심사 직후 만났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그는 "런던이나 파리, 뉴욕 등지에서 공부하며 다국적 작가들과 교류한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다"며 "그렇다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은 것이 아니라 2, 3년쯤 유학하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 바라본 시선들이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한국적 색채를 드러내는 이들이 5년쯤 뒤면 한국 사진의 뉴 제너레이션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 ICP는 미국 사진계의 선구자로 불리는 코넬 카파(1918~2008)가 1974년 설립해 초대 관장을 지냈다. 초기에는 포토 저널리즘과 다큐멘터리 사진을 주로 소개했지만 이후 패션, 컨템포러리 사진 등으로 장르를 확장했다. 2000년 필립스가 수석 큐레이터로 부임한 뒤는 아시아 현대 사진도 활발히 소개하고 있다. 2004년 대규모 중국 현대 사진전이, 2006년에는 한국 작가 김아타 개인전이 열렸다.
"규칙을 깨는 모험적이고 충격적인 작품을 좋아한다"는 그는 "이번 방문으로 한국 작가들과 꾸준히 교류하면 향후 몇 년 안에 ICP에서 한국 현대사진전을 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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