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외환은행 브랜드를 유지하며,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
김승유(사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4일 “외환은행이 그간 쌓아온 업적과 재무제표상에는 나타나지 않는 사람ㆍ시스템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만큼 직원들을 포함한 외환은행의 모든 것을 껴안고 가겠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전날 홍콩에서 론스타 측과 외환은행 지분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이날 귀국해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외환은행 인수 후 대략적인 경영 계획을 공개했다. 김 회장은 “아직 정부의 인수승인 절차가 남은 만큼 경영계획을 발표한다면 너무 앞질러 가는 것 같다”면서도 “당분간 지주사 밑에 2개 은행을 유지하는 두 은행 독립 경영 체제, ‘투 브랜드’(two brand)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은행의 손을 잡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겠다”면서 “결코 출신에 얽매이지 않겠다”고도 했다.
매매가격과 관련 김 회장은 “거래가 깨져도 좋다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 가격을 깎았고,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합의한 외환은행 주당 인수가는 1만1,900원인데, 이는 과거 외환은행 인수를 시도했던 국민은행이나 HSBC가 제시한 가격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란 것이다.
그는 “주당 인수가를 주당순자산가치(BVPS)로 나눈 수치도 0.93배로 국내 은행 인수ㆍ합병(M&A) 평균 1.75배보다 한참 낮다”며 “장부가보다 싸게 산 만큼 차익 4,000억여원은 내년 재무제표에서 이익으로 계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 배당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올 2분기 론스타가 외환은행 중간배당을 통해 현대건설 매각차익 대부분을 가져갔지만 금융산업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배당을 자제해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며 “(대주주 자격 박탈로) 론스타의 주주권이 10%로 제한돼 앞으로 고액 배당은 없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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