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중국과 일본팀을 초청해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경부역전마라톤)를 국제대회로 승격시킬 계획이다.”
황규훈(58)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이 3일 열린 제57회 경부역전마라톤 폐막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경부역전마라톤의 취지가 통일기원 아닙니까? 부산에서 서울~개성~평양을 거쳐 신의주까지 나아가야 하는데 벌써 57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한중일 역전마라톤을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부역전마라톤은 부산~밀양~대구~김천~대전~천안~서울을 거쳐 파주시 임진각에서 막을 내리는 레이스로 총연장 523.3㎞를 각 시도대표 선수들이 릴레이로 달려 승부를 겨루는 국내 유일의 국토종단 마라톤대회다. 이번 대회는 지난달 27일 부산을 출발해, 이날 임진각에 골인 1주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황 부회장은 1970년대 중장거리 1,500m와 5,000m를 석권했던 당대의 육상 스타출신이다. 1971년 배문고 2학년 때 경부역전마라톤과 첫 인연을 맺은 이래 올해로 40년째 선수와 지도자로 개근 출전하고 있다. 같은 대회를 40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 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도 그는 늘 한국마라톤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백승호를 비롯해 정진혁, 김민(이상 건국대) 등이 그가 빚은 ‘작품’이다. 그는“한반도를 관통하는 역전마라톤은 그 자체만으로 세계적인 빅 뉴스”라며 “경부역전마라톤은 향후 100년을 이어가야 할 대회이자 한국육상의 빛나는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충북이 이번 대회 6연패를 달성했다. 충북은 3일 끝난 서울~임진각(53㎞) 구간에서 7개소구간 중 4개를 휩쓸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충북은 이로써 종합기록 27시간30분36초를 찍어, 6연패와 함께 통산 16번째 정상에 올랐다. 경기도가 27시간42분57초로 2위에, 서울은 27시간53분19초로 3위에 머물렀다.
MVP에는 백승호(전남)가 선정됐다. 남자 5,000m 한국 기록(13분42초98)을 보유한 백승호는 이번 대회 5개의 소구간에 출전, 모두 1위로 골인하며 마라톤 입문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 전국체전 남자 고등부 10㎞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명준(충북)이 최우수 신인상을 받았다. 충북체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손명준은 이번 대회 최장구간인 대전~유성(13.3㎞) 소구간을 1위로 골인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밖에 우수선수상은 김영진(경기)과 김성은, 류지산(이상 충북)이, 우수신인상은 김태진, 김도연(이상 서울), 이민현(충북)이 수상했다. 충북팀을 이끈 엄광렬 감독이 지도자상을 받았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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