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갑부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인기상승→거액 출연료→벼락부자' 코스가 여전히 대세이지만, 한편에선 잘나가는 상장사의 주식을 소유한 연예인들이 신흥 부호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경영자로 변신한 연예인들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팝(한국대중음악) 열풍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예인 가운데 1,000억원대 주식부자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과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2명이다. 모두 가수 출신이고 잘 나가는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수만 회장의 주식지분(404만1,465주ㆍ24.39%) 가치는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으로 1,790억3,000만원. 주가 부침에 따라 평가액이 들쭉날쭉한걸 감안하더라도 2000년 4월 27일 상장 이후 올해가 최고 전성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 회장은 15년 전 H.O.T를 시작으로 한국형 아이돌 스타를 키워냈고, 현재는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보아, f(x) 등 국제적 스타를 거느리고 있다.
코스닥 터줏대감인 이 회장을 바짝 뒤쫓고 있는 건 증시에 입성(11월23일)한 지 열흘도 안 된 YG엔터의 양현석 대표다. YG엔터는 빅뱅과 2NE1 등 가수뿐 아니라 강혜정, 구혜선, 유인나 등 연기자도 소속돼 있다. 현재 양 대표의 주식 지분(178만4,777주ㆍ35.79%) 가치는 1,320억7,000만원으로 회사가 상장되자마자 단숨에 연예인 주식부자 2위에 올랐다. 과거 지누션 멤버로 활동한 지누(김존)도 대박 대열에 합류했다. 지누는 현재 이 회사 대외협력실 이사를 맡고 있는데, 2008년 10월 11일부터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4만6,667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행사할 경우 주식 평가액은 34억원이 넘는다.
걸그룹 원더걸스 소속 기획사인 JYP엔터의 박진영 대표 역시 주식(134만8,314주ㆍ5.82%) 평가액이 92억4,000만원에 이른다. 또 변두섭 예당컴퍼니 회장의 부인이자 가수 출신 양수경씨는 39억4,000만원(413만6556주ㆍ5.30%)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가수 중심의 기획사들이 연예인 주식부자 지형도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는 셈인데, 시장에서는 "소속 가수들의 국내외 인기를 바탕으로 이들 기획사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평이 많다.
배우 중엔 키이스트 대주주인 배용준씨가 주식(438만102주ㆍ34.60%) 평가액 146억7,000만원으로 단연 으뜸이다. 과거 개그콘서트에서 '황 마담'으로 인기를 얻었던 개그맨 오승훈씨는 휴대용 노래반주기업체 엔터기술의 대주주로 200만주를 보유, 지분 가치가 24억4,000만원이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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