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수학 영어에서 모두 학교 향상도 3위 안에 든 충남 당진 신평고 외에 향상도가 높은 학교들의 공통점은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과 '사제간 친밀관계 형성'으로 요약된다. 상위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낙오자도 없게 하겠다는 철학이 성적을 끌어 올린 비결이었다.
과거 농업고교였다는 꼬리표가 따라붙어 기피학교로 꼽혀왔던 경북 성주고등학교는 1일 공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영어 4위라는 놀라운 학교 향상도를 기록했다. 흔한 입시 학원 하나 없는 농촌 벽지에서 공부와 담 쌓았다는 학습부진 아이들을 다독여 이뤄낸 성과다.
성주고는 하위권 학생들 수준에 맞춘 교재를 따로 제작하고, 기초학습지도반을 별도 운영했다. 기숙형학교의 장점을 십분 활용, 일요일에도 교사들이 출근해 일대일 과외에 버금가는 특별수업도 실시했다. 특히 수준별 수업의 하위반(15명)은 중상위반(25명)보다 학생 수를 줄여 교사들이 더 면밀하게 학생들을 돌보았다.
맞춤형 학습이 가능한 이면에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친밀관계 형성과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병행된다. 결손가정 자녀들이 많은 전북의 마령고는 정규수업 외 한자, 컴퓨터 자격증반을 편성해 아이들이 성취감을 맛보고 공부에 재미를 느끼게 했다. 전교생 1,545명 중 기초생활수급자가 454명에 달할 만큼 저소득층이 밀집해 있는 대전여고는 사제 간 스킨십 효과가 학력향상으로 이어진 경우다. 자녀 교육에 신경 쓰지 못하는 학부모들을 대신해 교사 1명당 하위권 성적의 학생 5명씩 멘토 결연을 맺고 학습이나 진학의 고민을 상담해 준다.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 국영수 모두 높은 향상도를 달성한 경남 진주시의 진양고는 인근의 군부대 장병들과 경상대 사범대 학생들을 방과후공부방 교사로 초빙, 학습결손 학생들을 지도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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