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박찬구 회장이 소유한 금호석유화학이 사실상 계열분리를 마무리지었다. 두 형제간 분가가 이뤄짐에 따라, '형제의 난'도 2년여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30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과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가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 보유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전무는 지난 29일 대우증권과 노무라증권 주관 하에 금호석유화학 주식 134만6,512주(5.3%)와 130만9,280주(5.15%)를 국내외 기관 투자가들에게 블록세일 방식으로 일괄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29일 종가(16만5,500원)에 할인율 6.95%를 적용한 15만4,000원이며 총 매각 금액은 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회장측은 이 자금을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의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유상증자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워크아웃 이후 물러났다가 작년 경영일선에 복귀한 박삼구 회장은 유상증자를 통해 향후 그룹 정상화에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박삼구 회장측은 더 이상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갖지 않게 됐다. 따라서 금호석유화학은 박삼구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완전 분가할 수 있게 됐다. 박찬구 회장도 이미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전량 매각했으며, 아시아나항공 지분도 조만간 처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의 난은 지난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인수후유증으로 자금난에 처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회장이 부실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금호석유화학 분가를 추진했고 박삼구 회장은 이에 맞서 본인과 함께 박찬구 회장도 동반퇴진결정을 내렸다. 이후 양측은 법정공방까지 벌였다.
이번 지분정리로 ▦박삼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을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그룹(금호석유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등)을 맡아 완전 분리경영을 하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구조조정도 끝났고 경영권 리스크도 사라지게 된 만큼 이젠 정상화에만 전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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