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원전 4호기의 증기발생기에 있는 전열관이 무더기로 손상돼 긴급 보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9월부터 시작된 울진원전 4호기에 대한 계획예방정비 과정에서 증기발생기 2개에 연결된 1만6,428개 전열관 중 3,847개의 두께가 얇아지거나 금이 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증기발생기 내에 있는 전열관은 원자로의 냉각수가 통과하는 관으로 냉각수의 열을 터빈에 전달한다. 관이 터질 경우 외부공기와 물이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다.
원전 측은 문제가 된 전열관 중 900여개는 관막음을 통해 폐쇄하고, 나머지는 관 내부를 보강하는 관재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증기발생기 내에 수 만개의 전열관이 연결돼 있어 일부가 마모되더라도 관을 막으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내년 4월 말부터는 가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전열관의 재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전열관을 수리한 뒤 2016년으로 예정된 증기발생기 교체 시기를 2013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수원은 중앙연구소의 조사를 거쳐 내달 중 전열관 손상 원인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한국표준형 가압경수로형 원전인 울진원전 4호기는 1999년 가동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12차례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2002년 4월에는 원전 정비를 위해 발전기 가동을 중단하던 중 전열관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해 13분간 45톤의 냉각수가 누출돼 백색경보(1등급 사고)가 발령된 바 있다.
환경단체 등은 동일유형의 원전(울진3,4호기와 영광3,4,5,6호기) 중 유독 울진4호기의 전열관 결함률이 높은 점을 들어 "땜질식 처방을 멈추고 증기발생기 자체를 교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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