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최대 성수기인 연말연시를 맞아 마니아 취향의 실력파 해외 뮤지션들이 대거 내한한다. 스팅, 에릭 클랩튼 등 대형 뮤지션들의 콘서트가 주를 이뤘던 지난 겨울과는 달리 이번에는 개성 강한 아티스트들이 크고 작은 공연장에서 열혈 팬들을 맞이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영화 '클로저'의 수록곡 'The Blower's Daughter'로 유명한 아일랜드 출신 포크 가수 데미언 라이스의 첫 내한공연이다. 내년 1월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이 콘서트는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하루 만에 3,000석이 매진될 만큼 관심이 높다. 우울하고 자조적인 감성의 음악을 하는 마니아 취향의 뮤지션인데다 S석 티켓이 다른 공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13만2,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콘서트 업계의 평가다.
12월 1, 2일 양일간 서울 홍대 인근 브이홀에선 영국 출신 5인조 밴드 '마마스건'이 지난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에 이어 첫 단독 내한공연을 갖는다. 팝과 솔, 펑크를 원료로 만든 경쾌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마마스건은 브리티시 솔의 새로운 대안으로 불린다.
9일 홍대 인근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여는 인디 록 그룹 디어후프는 199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을 시작한 18년차 밴드다. 오랜 활동 기간에 비해 국내에는 정규 앨범이 최근에야 처음 발매됐을 정도로 지명도가 낮지만 팬들 사이에선 실력파 밴드로 명성이 자자하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소속된 붕가붕가레코드가 기획했으며 게스트로는 국내 인디 뮤지션 전자양이 무대에 선다.
존 메이어, 제이슨 므라즈 등을 좋아한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조 브룩스는 19일 브이홀에서 'Acoustic Christmas Dream'이라는 제목의 공연을 갖는다. 국내에서 인기를 모은 'Holes Inside'를 비롯해 신곡과 크리스마스 캐럴 등으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MBC '위대한 탄생' 출신의 셰인과 인디 록 밴드 짙은이 함께한다.
영미권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는 미국 뉴멕시코 출신 밴드 베이루트는 내년 1월 25일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 무대에 오른다. 2006년 데뷔한 뒤 최근 세 번째 앨범을 내놓은 이들은 인디 록에 집시와 프랑스의 감수성을 더한 독창적인 사운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조 브룩스와 베이루트의 공연을 기획한 소니뮤직코리아의 김영혁 본부장은 "대형 뮤지션의 공연도 좋지만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더라도 실력이 뛰어난 해외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것 역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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