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왕실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도 왕이 될 수 있게 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왕의 정년을 두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아키히토(明仁ㆍ77) 일왕의 차남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ㆍ46) 왕자는 29일 일본 언론과 기자회견에서 “(왕이) 어느 정도 연령이 지나면 점점 업무 수행이 떨어진다”며 “연령으로 기준을 정하는 것을 포함, 다양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왕실전범의 개정을 염두에 둔 언급인데, 왕실이 국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전범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아키시노노미야 왕자 발언의 배경에는 아키히토 일왕의 건강에 대한 배려가 깔려있다. 77세인 아키히토 왕은 최근 기관지 폐렴 진단을 받고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총리 임명, 법률 공포, 국경일 행사 참석, 해외 귀빈 접대 등 과다한 공무를 수행한데다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7주 연속 피해지역을 방문하면서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왕실 업무를 전담하는 궁내청도 고령인 일왕의 공무를 과감히 줄일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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