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혹은 유령과 여론조사를 해서 비교하는 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일이다."
한나라당 내 친박계 의원들이 29일 박근혜 전 대표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상당한 차이로 뒤지는 것으로 나온 최근 양자대결 여론조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지난 26일 실시된 동아시아연구원의 여론조사 양자대결 지지도 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안 원장에게 11.7%포인트 차이로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이날 "천사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사람에 대한 여론조사와 대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결과에 대해 공포심을 가질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고 외곽만 돌고 있는 안 원장에 대해 국민들은 좋은 면만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라는 땅에 밟을 딛지 않은 천사'라는 주장이다. 여기엔 안 원장이 정치를 시작하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란 뜻도 담겨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특히 안 원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남북관계 등 민감한 국가 현안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반사이익만 철저히 챙긴다고 보고 있다.
현기환 의원은 이날 "안철수 현상은 인정하지만, 정치판에 나온다고 얘기한 적도 없는 유령과 같은 사람과 여론조사를 한 결과를 얘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이런 것들이 제대로 된 정치를 바라는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친박계 의원들 불만의 이면에는 안 원장의 높은 지지가 종국에'안철수 대세론'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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