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종편 '무작정 개국' 기대커녕 불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종편 '무작정 개국' 기대커녕 불안

입력
2011.11.29 17:39
0 0

종합편성(종편)채널이 케이블 등에서 예상대로 10번대 중후반 황금채널을 배정받았다. 그러나 개국을 이틀 앞둔 29일까지도 일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채널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종편 사업자들의 방송 준비도 부실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종편들이 무리하게 12월 1일 개국을 강행해 졸속 방송을 자초하게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C&M 티브로드 CJ헬로비전 CMB 등 4개 MSO는 이날 종편 4사와 보도채널 Y뉴스의 채널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5대 MSO 중 하나인 HCN은 30일 오전 채널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TV조선은 19번으로 사실상 전국 동일 채널을 확보했고, 나머지 종편3사에는 MSO와 지역에 따라 14~18, 20번이 배정됐다. 종편4사는 IPTV에서 15, 16, 18, 19번을,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에서도 13, 15, 16, 19번을 부여 받았다.

종편 사업자들은 '전국 동일 연번'이라는 당초 요구를 관철시키지는 못했으나, 방송통신위원회의 물밑 지원에 힘입어 지상파에 가까운 황금채널에 진입하는 특혜를 챙겼다. 이들은 12월 1일 공동으로 개국 축하쇼를 열고 본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문제는 프로그램 제작 등 방송 준비 상황이다. 우선 종편 사업자들은 채널 배정이 개국 이틀 전에야 확정되면서 통상 최소한 한 달 이상 거쳐야 하는 시험방송을 하지 못했다. 한 MSO 관계자는 "방송을 내보낼 수는 있겠지만 크고 작은 기술적인 문제점이 생길 여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케이블과 연동해 시험방송을 해왔다는 뉴스Y 관계자는 "방송기기들은 대부분 해외 주문제작인데 일부 종편은 2주 전에야 장비가 도착했다고 한다"면서 "오류를 잡을 시간도 없어 방송사고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편들이 개국을 앞두고 확정한 편성표를 보면 기존 지상파나 케이블TV 오락 채널들과 유사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방통위가 종편 도입을 강행하면서 내세운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과 방송 다양성 확대'라는 취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이다. 뉴스 보도에 필요한 동영상 자료화면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것도 종편들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종편 사업자들이 무리한 개국을 강행한 것은 1980년 11월30일 언론통폐합으로 문을 닫은 TBC(동양방송)의 명맥을 잇겠다는 jTBC가 12월 1일로 개국일을 확정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종편들도 이에 맞춰 개국을 서두르다 보니 준비 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종편들이 통상 1월부터 1년 단위로 이뤄지는 케이블 채널 계약 관행을 무시하고 12월 개국에 목을 맨 또 다른 이유로 광고를 든다. 광고비수기인 1월에 개국하면 광고 물량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12월에 개국해 4분기와 내년 광고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종편 사업자들은 하나같이 "개국 준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가에서는 말만 개국이지 당분간은 사실상 시험방송 수준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SBS의 한 PD는 "SBS는 개국 전 준비에만 1년 이상이 걸렸다. 종편이 짧은 기간 준비로 방송사고 없이 정상적인 방송을 내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언론노조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종편 퇴출을 최종 목표로 내세운 '조중동 방송 공동모니터단' 발족식을 가졌다. 447개 시민ㆍ언론단체로 구성된 조중동방송저지네트워크도 이날 조선일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편 개국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은 종편 4사에 총 83억원을 투자한 KT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일 예정이어서 종편 개국으로 인한 잡음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