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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한국 창작 음악의 미래'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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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한국 창작 음악의 미래' 심포지엄

입력
2011.11.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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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새 빛에 대해 말했고, 또 다른 새 빛이 올 거라 했다. 지난 23일 오후 5시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은 3시간 동안 쉼 없이 진행된 심포지엄 '한국 창작 음악의 미래'의 열기로 초겨울 냉기가 들어설 틈이 없었다. 사단법인 팀프(TIMFㆍ통영국제음악제)앙상블 창단 10주년 기념 페스티벌 기간 중에 마련된 회고와 전망의 시간이었다.

음악학자이자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인 이희경씨는 "현대 음악의 불모지 한국에서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활약으로 엄청나게 성장한" 이 단체의 10년을 객관적으로 정리했다. 그것은 '달에 홀린 피에로'(2004년) 등 쉬 들을 수 없는 현대 음악에서 영화 '해운대'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2009년)이나 도니제티의 고전적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까지, 놀라운 순발력과 연주력으로 입증된 터다.

팀프 예술감독이자 서울대 작곡과 교수인 최우정씨는 "창작 현대 음악의 공간이란 지적 성찰과 대화가 오가는 장소"라고 전제, "사회와 거리를 두고 비판하며 스스로 갱신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음악 진영의 선두에 있는 나라들이 다른 나라의 현대 음악 작곡가들을 초청, 그들의 작품을 연주하는 장면은 부러웠다"며 "실제 관건은 앞으로 무대에 올릴 위촉곡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 음악을 표방한 단체가 많아진 현재 상황에서 더 완성도 높은 음악제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당위에 대한 반응이다.

참석자들을 한 데 묶은 것은 현대 음악이란 분야에 내재된 특수성이었다. 현대 음악이 지적 소통을 위한 도구며 음악적 지성이 충돌하는 곳이라는 현실적 견지를 무시할 수 없는 까닭이다. "우리가 곡을 쓰는 것은 특별한 대중을 위한 작업이다. 그들이 혹평하면 일반인에게 들려줄 필요가 없다." 일견 엘리트주의처럼 비치는 최 교수의 말은 현대 음악까지 포괄하는 새 예술의 숙제이기도 하다.

"현대 음악에 관한 희망은 배부른 것이다. 한국에서 팀프의 10년은 기적이다." 일부 참석자들에게서 나온 말은 낯선 것에 대해 벽을 허물지 못하는 한국 사회를 겨냥하고 있었다.

그 정점은 "한국에서 창작 혹은 창작 음악이란 가상의 문화 공간"이라는, 몰강스럽기까지 한 정의였다.

익숙한 것만 반복 언급하는 언론들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현대 음악에 관한 언론의 관심은 잘해야 일회성이다. 익숙지 않은 것은 듣지 않는 보통 청중에 영합하는 언론이 문제의 핵이다." 이 대목에서 나온, '음악적 에코시스템의 붕괴'라는 말은 큰 울림을 가졌다. 7일간의 창단 기념 페스티벌은 28일 서울 방배동 유중아트센터에서 열린 10주년 기념식에서 다음 10년을 기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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