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의 '음악 이해를 위한 젊은이의 콘서트'는 진정한 나눔의 길이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했어요." 첼로 주자 장한나(29)의 진짜 꿈은 거기서 시작됐다. 2년 만의 국내 리사이틀 '첼로가 부르는 노래'를 앞두고 2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피아노와의 긴밀한 교감으로 이뤄낼 이번 자리는 노래를 공통점으로 해 청중과 하나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클래식의 상징 같은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가 바로 가사 없이 흥얼거리는 노래잖아요. 파야의 '7개의 스페인 가곡' 역시 우리 아리랑처럼 한이 배어 있는 노래죠." 이번 무대에 오를 곡들을 소개하는 그의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2008년 스페인 투어 갔을 때 첫 선을 보였던 피아졸라의 '그랜드 탱고'는 평민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노래예요."
장한나는 "연주 행위란 사적이면서 동시에 공적"이라며 자신의 음악 활동의 의미를 밝혔다. 그는 "음악을 접하지 못한 아이들로부터 더 배운다"며 "나이 들수록 음악에 대한 생각이 굳어질까 봐 항상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인문학 공부는 고전의 현재성을 일깨워 준다"는 말에선 배우고 익히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열정이 드러났다.
지휘자로도 활약하고 있는 그는 "지휘자로서 다른 음악과 부단히 주고 받는 일이 아주 행복하다"며 "역사와 철학 등 인류의 문화 자산을 30대가 되면 더 부지런히 습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주는 1년에 40회 이하로 제한하는 데 반해 지휘 일정이 훨씬 많다"며 "그러나 악기와 나는 한 몸이라는 대원칙 아래 매일 매일 연습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가 강조한 것은 나눔의 의미였다. 그는 "세계에서 콩쿠르 수상자가 제일 많은 나라가 한국이지만 음악은 훨씬 큰 예술"이라면서 "내가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음악의 길을 항상 생각한다"고 했다.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 등 클래식 관객의 저변 확대를 위한 무대의 지휘자로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음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후배들을 보다 쉽게 음악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주회에 함께할 아일랜드 피아노 반주자 피닌 콜린스(34)는 "준비 기간 1주일 내내 즐거웠다"며 "한국은 젊은 클래식 관객이 많아 특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장한나가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1, 2번'을 들고 내한 연주를 했을 때도 반주를 했다. 장한나는 콜린스에 대해 "자신의 주장이 강하지만 대화가 가능한 상대"라며 "휴식 시간에도 함께 연습하는 태도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첼로와 피아노의 동등한 만남을 구현해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12월 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77-5266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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