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개혁을 주도해온 바니 프랭크(71)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규제를 못마땅해하던 월가는 환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랭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원 일도 중요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며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연구 및 저술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1980년 연방하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그는 32년간 내리 16선을 했다.
프랭크 의원은 민주당 진보파의 대부로 불린다. 1987년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공개하고 동성애자 및 소수자 인권보호에 앞장섰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건강보험개혁법을 성사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안을 통과시키는데 앞장섰다. 구제금융안을 놓고 극한 대립을 하던 민주당, 공화당 의원들을 당시 하원 재무위원장이던 그가 설득해냈다. 지난해 7월에는 같은 당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의원과 함께 월가 감독을 강화하고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신장하는 도드-프랭크법을 만들었다.
정가에서는 그의 은퇴로 금융개혁이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분석가 자렛 세이버그는 "그의 은퇴로 금융산업 규제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좀더 쉬운 길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프랭크의 은퇴가 금융개혁 지지자들에겐 슬픈 소식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