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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자들 "손님에 욕 먹고도 사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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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자들 "손님에 욕 먹고도 사과하고…"

입력
2011.11.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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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들어도 웃으며 ‘선생님~’ ‘고객님~’ 하는 게 과연 정당한 상담인지 모르겠어요.” (콜센터 근무자 20대 유모씨)

“고객이 한참 욕을 한 후 ‘열 받지? 너도 욕해, 욕을 먹고도 가만히 있네’라고 하는데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하는 고충 정말 모르실 거에요.”(콜센터 근무자 20대 김모씨)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4월부터 전화 상담원, 음식점 점원, 백화점 판매원 등 이른바 여성 감정노동자 30여명을 심층 조사해 2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고객의 폭언과 무례한 행동으로 인격적 수모를 느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등 인권침해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수도권 시민 303명을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22.3%(67명)가 여성 감정노동자에게 화풀이를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여성노동자로부터 허리를 깊이 숙인 인사를 받았을 때의 느낌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7.7%(172명)이 ‘불편하다’고 답해 사업주가 강요하는 지나친 친절이 오히려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인권위는 “고객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휴식시간과 쉴 공간이 제대로 없으며, 기계적인 친절을 강요하는 사업주의 태도 등으로 여성 감정노동자들의 인격권과 노동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에 따라 이날 근무환경 개선, 업무와 시스템 개선 등을 담은 ‘사업주를 위한 여성 감정노동자 인권가이드’를 발간하는 한편 내년부터 ‘여성 감정노동자 인권 향상 법제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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