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찬 서울 종로경찰서장 폭행 이후 긴장감 속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여섯 번째 집회가 28일 열렸다.
당초 오후 7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야5당 정당연설회 형식으로 개최할 예정이었던 이날 집회는 경찰의 원천 봉쇄로 인근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시작됐다. 연설회 직전 경찰이 계단을 막자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일부 시민들이 항의하면서 30여분간 대치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ㆍ시위는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FTA 비준안 서명을 하루 앞둔 데다 26일 일부 시위대의 박 서장 폭행 이후 경찰이 강경 대응을 예고한 터라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시민단체 회원들과 시민들 700명(경찰 추산ㆍ주최 추산 1,200명)이 참가했고, 경찰은 88개 중대 경력 6,600명을 배치했다. 1시간 40여분 만에 끝난 이날 집회에서 경찰과 시민간 충돌은 없었으나, 집회 도중 KBS 카메라 기자 조모(33)씨가 신원미상 시민으로부터 뺨을 한 대 맞고 멱살을 잡혔다며 종로경찰서에 신고해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관계자는 "비준안 폐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시위를 장기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내일 이명박 대통령의 FTA 비준안 서명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날치기한 협정문은 절차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서명해서는 안 된다"며 "에콰도르 국민들은 전 국민이 반대해서 FTA 비준이 중단됐다. 이 엄동설한을 뚫고 촛불시위가 확대되면 FTA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설회에는 민주당 이종걸, 정범구 의원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강기갑 의원 등도 참가했다.
30일에는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특별공연을 겸한 집회가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열린다. 나꼼수의 김용민 PD는 "우리가 FTA 국면에서 뭔가 기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주말인 12월 3일에도 10만명 참가를 목표로 한 전국적인 대규모 집회가 예고돼 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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