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강식품은 정말 먹기 편하고, 몸이 좋아지는 느낌이네요.” “포장이 매우 고급스러워 선물용으로 딱 입니다.”
주부 김모(33)씨는 며칠 전 시아버지 생일 선물로 소셜커머스 업체인 쇼킹온에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했다. 10만원이 넘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잠시 망설였으나, 100세트가 넘게 팔린데다 구매한 사람들의 평가도 좋아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공동구매 형식으로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쇼킹온을 비롯해 그루폰, 슈팡 등 유명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구매후기와 판매 개수 등을 조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28일 이들 업체에 과징금 1,7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 받은 사실을 홈페이지에 4일간 게시토록 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부당행위가 적발된 것은 5월 허위ㆍ과장광고, 환불 불이행 등으로 쿠팡, 티켓몬스터 등 5개 업체에 과징금 4,500만원이 부과된 데 이어 두 번째다.
공정위에 따르면 그루폰의 한 직원은 상품을 사지도 않고 실제 사용해본 것처럼 다수의 상품 후기 게시판에 무려 140개가 넘는 글을 올렸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직원은 회사에서 지급한 관리용 사이버캐시를 이용해 약 190개 상품을 구매했다가 취소하는 방식으로 판매 개수를 부풀렸다. 이 업체는 이처럼 직원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했다. 쇼킹온은 고려홍삼진액세트 202개를 판매했다고 게시했으나 실제로는 판매량이 13개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들의 환불 요청을 이유 없이 지연시키는 사례도 있었다. 그루폰은 한 구매자의 환불 요청을 한 달간 처리하지 않다가 구매자가 게시판을 통해 항의하자 부랴부랴 환불해줬다. 소비자의 적법한 청약철회권 행사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3영업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소셜커머스 업체의 고질병인 ‘짝퉁’ 판매도 적발됐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위메이크프라이스는 키엘 수분크림, 뉴발란스 운동화 등 짝퉁 유명 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됐다. 공정위는 위조 제품을 전량 환불조치하고 사과문을 게재하도록 했다. 관세청도 이 업체의 상표법 위반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경제 공정위 전자거래팀장은 “현행법 상 이들 업체에 대한 처벌은 과태료에 불과하지만, 국회 계류 중인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형사처벌이 가능해져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부당행위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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