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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문구는 그럴 듯… 알고보면 마이너스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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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문구는 그럴 듯… 알고보면 마이너스 대출

입력
2011.11.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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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을 위한 비상금 카드.’

한성저축은행이 2009년 10월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발급하는 ‘EF(Emergency Fund)론카드’의 홍보 문구다. ‘마이너스 한도 200만원이 책정된 체크카드’라고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실은 마이너스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입출금카드일 뿐이다. 연 19% 고금리가 적용되지만 이 또한 ‘100만원 빌리면 하루 이자 520원’이라는 순화된 말로 표현돼 있다. 게다가 저축은행이 카드 발급 전 대학생 신용정보를 조회하는 순간 신용평점도 하락한다. 연체 등 악재가 겹치면 등급 강등은 시간문제인 셈이다.

학자금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한 대학생들에게 소액대출을 해준다는 취지지만, 물정 모르고 이 상품을 이용했던 대학생들은 “갈수록 돈에 둔감해진다”고 토로하고 있다. 실제 이 저축은행 홈페이지에는 “생돈 생긴 것처럼 좋아서 흥청망청 쓰고 아르바이트로 겨우 갚았는데 또 재발급 받았다”, “한도액 200만원 벌기 어려운 줄 모르고 막 쓰다 보니 빚만 늘고 점점 돈에 대한 개념이 무뎌진다”라는 등 대학생 이용자들의 고백이 넘쳐난다.

일반 카드사들의 ‘체크 겸용 신용카드’도 대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고객이 건당(2만~200만원) 또는 월간(5만~1,000만원) 지정 한도에서 결제하면 이용금액이 계좌에서 바로 빠져나가고, 그 이상 넘어가면 자동으로 신용 결제가 적용되는 게 특징이다. 수신 기능이 있는 은행계 카드사들이 주로 발급한다.

체크카드 기능이 우선이라고는 하지만, 계좌 잔고가 부족하면 신용카드 기능으로 자동 전환하기 때문에 체크카드의 장점인 ‘절제’와는 거리가 멀다. 되레 빚 쌓는 카드로 둔갑하기 십상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28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금융인과 함께하는 캠퍼스 금융토크’에서 “지나친 소비를 억제하고 계좌잔액 범위에서만 쓸 수 있는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대학생들에게 신용카드 사용 자제를 당부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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