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포공항을 저비용항공사들의 거점공항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접근성이 좋은 김포공항을 모(母)기지화해 이용객이 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들을 체계적으로 관리ㆍ육성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계획을 각 저비용항공사들에게 전하며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최근 저비용항공사들의 국내∙국제노선 이용 승객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고객의 편의 증진 방안으로 국토부가 이 같은 계획을 내놓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저비용 항공사 관계자들은 "이제 저비용항공사업이 '되는 장사' 인식되면서 정부에서도 이를 유지, 관리하기 위한 정책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국내노선에서는 올 3분기 저비용항공의 탑승객이 전년동기(177만명)에 비해 31.3% 증가한 232만명에 달했다. 국제노선도 저비용항공사의 취항노선이 8개에서 12개로 확대돼 같은 기간 전년동기(28만명) 대비 93.5% 증가한 54만명이 이용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단 김포공항에 거점을 두는 방안을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 저가항공사들의 근거리 노선 취항이 늘어나고 있고, 김포공항에서의 탑승률 또한 인천공항에 비해 증가하고 있기 때문.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탑승률은 ▦김포공항~도쿄 하네다 노선은 81.2% ▦인천공항~도쿄 하네다 72% ▦김포공항~상하이 홍차오 74.6% ▦인천공항~상하이 푸동 69% ▦김포공항~오사카 간사이 75.3% ▦인천공항~오사카 간사이 72.2% 등 국제선 탑승률도 김포공항이 앞서고 있어 수익면에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지만 정부가 김포공항을 거점화하려면 저비용항공사에 공항시설 이용료를 싸게 해준다거나, 전용터미널이나 공동정비센터 등을 만들어 그들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먼저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포공항이 저비용항공사들의 거점공항이 될 경우 인천공항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이후 국제선은 인천공항, 국내선은 김포공항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하지만 김포공항이 2003년 도쿄 하네다, 2005년 상하이 홍차오, 2008년 오사카, 2010년 나고야 등 국제선을 늘려 나가자, 인천공항은 이에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고, 이런 상황에서 저비용항공사마저 김포공항으로 넘어갈 경우 세계적인 허브 공항으로서의 역할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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