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아시아 프로야구 4개국 챔피언이 격돌한 2011 아시아 시리즈에서 일본의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정상을 다툰다.
삼성은 27일 대만 타오위안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대만의 퉁이 라이온스와의 예선 풀리그 3차전에서 선발 배영수의 호투와 4번 최형우의 결승 투런 홈런에 힘입어 6-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승1패로 예선 2위를 차지한 삼성은 3연승으로 예선 1위에 오른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와 29일 오후 8시 결승전을 펼친다. 삼성은 지난 26일 예선 2차전에서 소프트뱅크에 0-9 완패를 당했다.
대만 악몽은 없었다
한국야구는 대만에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2003년 삿포로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예선과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에 발목을 잡혔다. 아시아 시리즈에서도 삼성이 2006년 라뉴 베어스에 2-3으로 무릎을 꿇었고, SK도 2008년 퉁이에 4-10으로 무너졌다.
이날도 불안했다. 1회 2사 1ㆍ2루, 2회 무사 1루 등의 초반 고비를 맞았다. ‘대만 쇼크’가 재현될 수 있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러나 위기를 넘긴 삼성은 0-0이던 3회 1사 1ㆍ2루에서 박한이의 중전 적시타와 채태인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기선을 잡았다. 이어 4회 1사 2ㆍ3루에서 진갑용의 1루수 앞 땅볼로 3-0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삼성은 3-1로 앞선 6회 선발 배영수를 구원한 왼손 투수 권혁이 1사 2루에서 대타 구어준요우에게 동점 좌월 2점 아치를 내주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한국 홈런왕 본때 보여준 4번 최형우
류중일 삼성 감독은 최형우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다. 이승엽(전 오릭스)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내년 시즌 4번은 최형우라고 못박을 정도다.
올해 홈런과 타점, 장타율 타이틀을 거머쥔 최형우는 아시아 시리즈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큰 것 한 방을 쏘아올리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최형우는 3-3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2003년 삼성에서 뛰었던 라이언 글린. 최형우는 볼카운트 0-1에서 글린의 142km짜리 직구를 통타,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아시아 최강의 불펜
삼성이 올해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은 권오준과 정현욱, 안지만, 오승환 등이 버틴 막강 불펜 덕분이다. 삼성은 올해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65승1무1패라는 경이적인 승률(0.985)을 올렸다. 일본인 오치아이 삼성 투수코치는 “우리 불펜 투수들의 능력이라면 일본에서도 무조건 성공할 것이다.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이 자랑하는 불펜은 배영수에 이어 6회부터 가동됐다. 왼손 권혁이 2실점으로 부진했지만 그 이후엔 무결점 피칭을 뽐냈다.
3-3 동점이던 6회 2사 후에 등판한 권오준은 2와3분의1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역투,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6-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끝판왕’ 오승환은 152km의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 2개를 잡아내며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 막아냈다.
베테랑 배영수의 역투
류 감독은 이번 대회가 열리는 대만에 입성할 당시 결승 진출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퉁이전 선발로 배영수를 예고했다. 류 감독은 “우리 투수 중에는 배영수의 컨디션이 가장 좋다. 오키나와 훈련 때부터 배영수를 대만전 선발로 준비시켰다”고 말했다.
배영수는 류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선발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1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제 몫을 다했다. 1회 판우시옹과 장타이샨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2사 1ㆍ2루 위기에 몰렸지만 구어다이치를 유격수 뜬공으로 요리했다. 배영수는 퉁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노련한 피칭으로 범타를 이끌어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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