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대부분이 일그러지고 왼쪽 귀는 형체만 겨우 남았다. 신체의 40%, 그 중 30%는 3도 이상의 중화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화상을 입은 것은 19세 때. 호세 르네 마르티네스(28)는 “사고 직후 내 얼굴을 보았을 때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숨기보다 앞에 나서는 것을 선택했다.
이라크전에서 큰 화상을 입은 미군 참전용사 마르티네스가 abc방송의 ‘스타와 함께 춤을’ 프로그램에서 22일 최종 우승했다. TV 화면에 중계된 마르티네스의 얼굴에는 여전히 큰 흉터가 많았지만 시청자들은 그를 외면하지 않고 박수를 보냈다. 마르티네스의 춤 실력도 회를 거듭하면서 좋아져 최종전에서는 파트너 카리너 스미너프와 무대를 완전히 장악했고 시청자들은 그에게 표를 몰아줬다.
마르티네스는 101공수사단 소속 보병으로 2003년 이라크에 파견돼 군용 지프차 험비를 운전하다 매설된 지뢰가 터지면서 크게 다쳤다. 이후 34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졌고 피부이식 등을 위한 수술도 서른세번이나 했다.
마르티네스는 사고 7개월 뒤 CBS의 시사프로그램 ‘60분’과 가진 인터뷰에서 “의사가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지만 현실 극복 방법을 배워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며 회복의지를 보였다. 2008년에는 오디션을 통해 abc방송의 드라마에 캐스팅됐다. 참전용사 단체, 비영리단체, 학교 등을 돌면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는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내 얼굴을 보면 대체로 한번 더 쳐다본다”며 타인의 시선이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고백했다. CBS방송은 “이제 사람들은 마르티네스가 스타이기 때문에 그의 얼굴을 쳐다본다”고 축하했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도 축하전화를 하고 그를 국방부로 초청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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