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자의와 횡포에 대한 경계심과 모든 종류의 벽과 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놓치지 마십시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감 중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인권위 직원들에게 '옥중 서신'을 보내왔다. 곽 교육감은 1998년부터 인권기구 공동추진위 집행위원장을 맡아 인권위 출범에 앞장섰고, 2001년 출범 후에는 초대 비상임위원, 사무총장을 지내 인권위와 인연이 각별하다.
곽 교육감은 최근 변호인 접견 때 3장 분량의 자필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서 곽 교육감은 "인권위 탄생에 산파역을 했으니 (인권위는) 내 분신 같다"며 "조금은 찌그러지고 볼품 없어진 인권위가 다시 한 번 제 모습을 찾아가고 발전할 수 있도록 오늘의 10돌을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그는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러분들의 은근한 자랑이었을 제가 지금 파렴치한 반민주선거사범의 혐의를 뒤집어 쓰고 0.76평 좁은 감방에 갇혀있다"며 "나는 박명기 교수를 살리고, 진영을 살리고, 교육감직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선의의 부조를 했을 뿐"이라며 후보 매수 혐의에 대한 결백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편지는 이날 오후 인권위 노조가 주최한 '인권위 10주년 홈커밍데이'에서 일부 발표됐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10주년 기념식은 역대 위원장 4명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사회를 맡기로 한 방송인 김미화(인권위 홍보대사)씨도 불참했다. 게다가 인권단체 회원 10여명이 20여분간 현병철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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