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삶과 사람/ 네덜란드로 접목선인장 수출 김건중 고덕원예무역 대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삶과 사람/ 네덜란드로 접목선인장 수출 김건중 고덕원예무역 대표

입력
2011.11.25 17:49
0 0

선인장 시장에도 한류열풍이 불고 있다. 사막도 없는 우리나라가 세계 접목선인장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접목선인장이란 길이가 손가락만한 6~14cm에 불과한 칼라 선인장으로 해외에서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고 최근에는 내수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국산 접목선인장 수출실적은 연 300만 달러로 이중 절반이상이 세계 최대 화훼시장인 네덜란드로 수출된다. 물론 네덜란드를 통해 영국, 프랑스 등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33개국에 유통된다. 선인장은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미ㆍ난 등이 연간 120여억원의 로열티를 해외에 지급하는 것과는 대조가 된다.

김건중(50) 고덕원예무역 대표는 우리나라 접목선인장 수출업계의 선두주자다. 김 대표는 "밀려드는 주문의 50% 정도만 공급할 수 있다"면서 "네덜란드로 출장을 가면 수입업자들에게 주문량을 맞추지 못해 늘 미안하다는 말만 하고 온다"고 말했다.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사막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선인장 수출을 할 생각을 했나.

"수출용 선인장은 접목선인장이다. 손가락만한 길이의 관상용 선인장으로 사막에서 자라는 파란 선인장에다가 남미의 목단옥이라는 선인장을 접목해서 손가락 길이만 하게 만든 것이다. 종자이름을 비모란이라고 부른다. 이걸 재배할 수 있는 종자 원천기술을 가진 나라가 현재는 경기도 농업기술원 밖에 없다. 여기서 종자를 생산한다. 35년 전까지는 일본에서 했다. 일본의 인건비와 물가가 상승하면서 우리나라로 자연스럽게 옮겨왔다. 대학 졸업하고 직장생활, 사업 등을 하다가 17년 전 고양시에 있는 선인장 농원으로 들어왔다."

-주요 수출국은 몇 개나 되나.

"27개가 고정이다. 8개국은 드문드문 나간다. 그래서 35개국이다. 세계 시장의 70%가 한국산 접목선인장이고, 나머지 30%는 우리나라에서 농사를 짓다가 중국 등으로 종자를 가지고 나가서 몰래 재배한 것이다. 원래는 불법이다. 종자가 우리나라 것이고 경기도에서 국제특허까지 다 냈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시장 특성상 말릴 방법이 없다. 하지만 별로 걱정을 안 한다. 2년마다 종자를 바꿔줘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종자가 고갈이 될 것이라 활성화하기 힘들다."

-국내산이 독점하는 이유는.

"경기도 농업기술원 선인장연구소에서 독자 개발을 했기 때문이다. 각급 기술원에서는 유망한 품종의 연구소를 만들어 연구를 한다. 그 중 하나가 선인장연구소다. 선인장은 특히 개인 육종이 매우 어렵다. 과학적 검증도 거쳐야 하고 바이러스 감염이 안 되는 것을 찾아야 된다. 연구소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주요 재배지는 고양시다. 70%정도를 생산한다. 로열티 지불도 없다. 장미 백합 같은 것은 로열티 때문에 죽어난다. 하지만 오히려 선인장은 우리가 받을 수 있다."

-판로와 물품 주문은.

"주문량의 50%밖에 수출을 못한다. 생산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선인장 농사는 너무 힘들다. 농장시작 초기에 2억~3억 원 정도를 투입을 해야 하는데 2년간은 투자만 계속 된다. 통상 농사라는 것이 봄에 뿌리면 가을에 추수해야 한다. 야채는 1년에 몇 번 한다. 그런데 선인장은 2년간 투자만 계속 된다. 그래서 농가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다행히 재배기술이 좋아져서 농가 수는 줄어드는데도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주문은 늘고 생산은 제자리다. 문제는 고양시에 농가들이 몰려있다. 고양시에서는 온실을 늘리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논이 평당 100만원이다. 적어도 2,000평이 필요한데 땅을 사서 하려면 20억 원이 있어야 된다. 임대할 땅도 없다. 지주들이 자기 땅 위에 딴 사람이 농사를 지으면 나중에 개발이 되어 보상받을 때 양도세 등 세금이 걸린다. 다른 지역으로 확산도 어렵다. 농가들이 그 동안 쌓았던 모든 것을 버리고 땅값 싼 곳으로 옮기기도 힘들다."

-수익성은 어떤가.

"선인장 수출 300만 달러라면 장미 백합 등 1,000만 달러보다 훨씬 좋다. 장미 수출 같은 경우는 일본의 경매시장을 통해야 한다. 그날 그날 경매가격대로 받기 때문에 싼 가격으로 들어간다. 선인장은 선금 안주면 물건 안 보내준다. 경매도 없다. 다른 공산품처럼 자재를 외국에서 수입하는 것도 아니다. 부가가치가 굉장히 높다. 전국 30농가가 있는데 한 농가당 1억 원어치씩 한다. 그러면 7,000만원쯤 남는다. 나는 내 것도 하지만 다른 농가의 수출도 대행을 해준다. 연간 270만~300만달러 사이다. 주문량은 600~700만달러에 달한다. 물건만 많으면 1,000만달러 수출은 아무것도 아니다.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애로사항이 많다."

-한ㆍEU FTA로 어떤 도움이 되나.

"바이어들이 세금을 안내는 것이다. 주로 네덜란드다. 8.3%의 관세를 안내기 때문에 그들이 마진을 더 볼 수 있어 좋아한다. FTA가 발효되면서 세관에서 인증하는 수출업자만 EU에 수출할 수 있고, 인증번호를 받아야 수입국 바이어들이 세금혜택을 볼 수 있다. 인증수출번호 따는 것이 매우 어렵다. 서류도 까다롭고 복잡하다. 그걸 세관에서 다 해줬다. 1번 타자로 했다. 네덜란드에 수출되는 화훼는 선인장뿐이다. 장미 백합 등은 구근을 로열티를 주고 수입해온다."

조재우 선임기자 josus6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