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플레이오프(PO)에서 맞붙게 된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는 갑자기 '폭탄'을 맞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K리그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을 4장에서 3.5장으로 줄인다고 밝혔다. 3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팀을 배출했음에도 K리그에 몰아친 승부조작 파문 탓에 본선 진출 티켓이 0.5장 줄었다.
AFC 규정에 따라 정규리그 1위, FA컵 1위, 정규리그 2위에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이 돌아간다. 정규리그 3위에 주어지는 나머지 0.5장을 받은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이로 인해 26일 포항 스틸러스에서 열리는 챔피언십 PO는 정규리그 2위를 가리는 결정전이 됐다.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 싸움이라 더욱 불꽃 튀는 혈투가 예고되고 있다.
황선홍 포항 감독과 김호곤 울산 감독은 갑작스러운 AFC의 통보에 황당한 눈치다. 황 감독은 "이런 법이 어디 있나"라고 분노했다. 하지만 그는 "준비한 대로 최선을 다해 포항 팬들에게 재미 있는 경기를 보여주겠다.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도 꼭 잡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챔피언십에서 서울과 수원을 나란히 제압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호곤 감독도 "경기를 즐길 수 없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올라와 있다. 체력적인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필승을 예고했다.
특히 설기현(울산)의 친정 방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포항 유니폼을 입었던 설기현은 올 2월 갑자기 울산으로 이적해 포항 팬들의 원성을 샀다. 이로 인해 포항 팬들은 "설기현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걸 알려주겠다"며 벼르고 있다. 설기현도 의욕을 다지고 있다. "포항과 꼭 맞붙고 싶다"고 밝힌 바 있는 설기현은 울산의 공격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은 설기현과 김신욱의 쌍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1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수원과 준PO에서 골을 넣는 등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한편 포항도 울산과 최근 홈 5경기에서 3승2무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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