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아시아 프로야구 4개국 챔피언이 모여 최강팀을 가리는 2011 아시아 시리즈 개막전에서 호주의 퍼스 히트를 완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퍼스와의 대회 예선 1차전에서 선발 장원삼의 6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2실점 호투와 박석민의 2타점 결승 2루타, 신명철의 쐐기 만루 홈런에 힘입어 10-2 대승을 거뒀다. 서전을 기분 좋은 완승으로 장식한 삼성은 26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일본 챔피언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2차전을 갖는다.
운명의 8회
경기 초반 삼성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12명이 포함된 퍼스에 고전을 했다. 이번 시즌 11전 전승을 달린 퍼스의 4번 타자 산 미겔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는 등 7회까지 4-2로 근소하게 앞섰다.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삼성은 8회 승부를 결정지었다.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권오준이 3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까지 몰렸지만 혼자 2타점을 올린 미겔을 3루 병살타로 요리하면서 극적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삼성은 8회 2사 만루에서 김상수의 2타점 중전 적시타와 신명철의 좌월 만루 홈런으로 10-2까지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다.
류중일 감독은 “쉽게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경기 감각이 떨어져서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다. 호주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했다. 장원삼이 1회부터 잘 던져줬다. 박석민이 수비에서 잘 해줬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브루크 나이트 퍼스 감독은 “오늘 우리는 잘 했다. 하지만 8회 무사 만루에서 병살타가 나온 것이 아쉬웠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역시 장원삼
선발 장원삼은 ‘국제용’이다. 그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해 국제 대회에서 기량을 쌓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국제대회 7경기 성적은 3승, 평균자책점 2.03.
류중일 감독은 두 외국인 투수와 왼손 에이스 차우찬이 빠진 가운데 팀 내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은 장원삼을 첫 경기 선발로 낙점했다. 장원삼은 6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4개를 맞고 2점을 내줬지만 칼날 같은 제구력으로 퍼스 타자들을 요리했다.
최고 구속은 143km에 머물렀지만 탈삼진을 10개나 기록할 정도로 볼 끝이 좋았다. 장원삼은 4회 미치 그래엄부터 5회 선두 타자 브렌든 웹까지 4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힘을 보여줬다.
첫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뽐낸 장원삼은 팀이 예선을 통과할 경우 오는 29일 열리는 대회 결승전에 출격할 예정이다.
경기 MVP에 선정된 장원삼은 “생각보다 호주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스윙을 하지않아 고전했다. 박석민이 호수비로 도와줘 6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 3회부터 직구 비율을 높이면서 몸쪽 승부를 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박석민이 살렸다
장원삼과 함께 왼손 중지 부상으로 대회 출전이 불투명했던 박석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박석민은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역전 결승 2루타와 결정적인 호수비를 두 차례나 펼치면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오키나와 전훈 중 부상을 당해 조기 귀국했던 박석민은 상태가 호전돼 지난 23일 선수단 본진과 함께 대만에 도착했다.
박석민은 0-0이던 1회 2사 1ㆍ2루에서 맷 케널리의 3루 선상을 타고 가는 강습 타구를 몸을 날려 걷어낸 뒤 안정적으로 1루에 던져 타자를 잡아냈다. 또 4-2로 앞선 8회 무사 만루에서 미겔의 까다로운 타구를 잡아내 홈에 뿌려 병살타를 이끌었다.
박석민은 0-1로 뒤진 3회 1사 1ㆍ3루에서는 우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려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5타수 2안타 2타점.
박석민은 “퍼스의 선발 투수인 대니얼 슈미트의 공이 생각보다 좋아 첫 타석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두 번째 타석부터는 볼이 보이기 시작했다. 첫 경기라는 중요도를 고려해 평소보다 집중했던 게 좋은 성적을 남기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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