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일본에서도 여왕이 탄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왕족관리 부처인 궁내청은 최근 왕족 여성이 결혼해 왕실을 떠나도 왕족 신분인 미야케(宮家)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에게 요청했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이 보도와 관련해 "안정적인 왕위 계승을 확보하기 위해 여성 미야케 창설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왕실전범에 따르면 왕족 여성은 일반인과 결혼할 경우 왕족 신분을 잃게 돼 왕위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사라진다. 하지만 왕위 계승 자격을 가진 남성이 줄어들고 있어 현행 전범을 유지했다가는 자칫 일왕의 대가 끊기는 초유의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왕실의 왕과 왕족은 현재 22명인데 이중 남성은 7명에 불과하며 그나마 4명은 60세가 넘는다. 직계 장자에게만 왕위 계승 자격을 주도록 한 전범에 따라 아키히토 왕의 장자인 나루히토(德仁ㆍ51) 왕세자와, 차남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ㆍ45) 왕자의 아들 히사히토(悠仁) 왕손 등 2명만이 왕위계승 자격을 갖고 있다. 미혼 왕족 여성은 나루히토 왕세자의 외동딸 아이코(愛子ㆍ9) 공주, 아키시노노미야 왕자의 두 딸인 마코(眞子ㆍ20), 가코(佳子ㆍ16) 공주를 포함해 8명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결혼 후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여성 미야케 창설은 남성 계열에 의한 왕위 계승에 문제가 생길 경우 여성의 왕위 승계도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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