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임 이사장이 취임하자 마자 건강보험 해체를 지지했던 자신의 과거 입장을 또 다시 강조(본보 17일자 8면)해 논란이 커지자,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자중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복지부에 따르면 임 장관은 "과거 공무원 시절의 생각이 무엇이었든 간에 현재 공단 조직을 잘 이끄는 데 충실하라"며 "본연의 임무 외에 다른 것에 대해 논란을 만들지 말아달라"는 뜻을 최근 김 이사장에게 전달했다. 안소동 장관 정책보좌관은 "장관이 직접 전달한 것은 아니지만, 복지부 간부진을 통해 뜻을 알렸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복지부 기획관리실장이던 1999년 통합건강보험 출범에 반대하다 직권면직됐으며, 2009년에는 "건강보험이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경만호 의사협회장이 제기한 위헌소송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15일 건보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김 이사장은 취임사 등을 통해 건강보험을 반대하는 주장을 반복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임 장관의 자중 요구는 이 같은 김 이사장의 발언 등을 놓고 "의료 민영화를 위해 임명된 인물"이라는 논란이 계속되자 복지부가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이사장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국가미래연구원 회원으로 있었는데, 최근 그의 행보가 논란을 빚자 미래연 측도 "이미 회원에서 탈퇴한 사람"이라며 거리두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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