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난치병으로 알려진 백반증을 치료할 수 있는 국내 의료진의 최신 기술이 국제학술지에 소개됐다.
우태하 한승경 피부과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공동연구팀은 24일 "자외선과 레이저를 함께 사용해 치료한 결과 환자 10명 중 5명에서 51~75%의 개선 효과가 나타나 '영국피부과학저널' 11월호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백반증은 보통 약물이나 자외선B를 쪼이는 게 주요 치료법이다. 그러나 이런 기존 방법만으로는 호전되지 않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연구팀은 환부에 먼저 레이저(프락셔널CO2 레이저)를 조사해 피부 1㎠ 면적에 100개 정도의 미세한 구멍을 낸 다음 그 위로 자외선B를 쪼였다. 그 결과 환부 면적의 51~75%가 제 색깔을 찾으며 회복됐다. 반면 같은 환부에 자외선B만 쏘았을 땐 회복 정도가 미미했다.
우태하 한승경 피부과 한승경 원장은 "레이저의 열이 피부 속 진피를 자극해 멜라닌세포의 분열을 촉진하는 물질이 분비되고 이들 물질이 진피 위 표피에 있는 멜라닌세포를 다시 활동하게 만드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멜라닌세포는 피부색을 결정짓는 물질인 멜라닌을 만들어낸다. 멜라닌이 많을수록 피부색은 어두워진다. 백반증에 걸리면 특별한 이유 없이 멜라닌세포가 갑자기 기능을 멈추면서 멜라닌이 생성되지 않아 피부가 하얗게 변한다.
프락셔널CO2 레이저는 보통 여드름 치료에 많이 사용된다. 이번 백반증 치료에는 레이저 세기를 여드름 치료 때보다 10분의 1 정도로 약하게 조절했다. 연구팀은 레이저를 가하는 깊이나 세기를 어느 정도로 해야 치료 효과가 가장 좋은지 추가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한 원장은 "백반증 환자들이 환부에 호두껍질이나 유황을 바르는 등 효과가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하면서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증상이 번져 환부가 커지기 전에 빨리 병원을 찾길 권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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