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 사는 야생동물들은 도토리가 많이 나는 중산간 지대의 신갈나무를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6~2011년 설악산 국립공원 일대에 사는 야생동물의 활동지역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조사대상 동물은 멧돼지, 고라니, 족제비, 담비, 오소리 등 9종 976마리로 이들이 주로 다니는 샛길의 1,000여 지점에서 발자국, 배설물, 먹이흔적 등을 조사ㆍ분석했다. 조사 결과 야생동물들은 신갈나무 군락에서 활동하는 비율이 41.2%로 가장 높았다. 소나무 군락에서 활동하는 비율은 19.9% 였다. 공단 관계자는 "신갈나무는 도토리가 많이 나며, 잎이 지는 가을에는 나무 주변에 노루, 고라니 등이 먹는 야생풀도 왕성하게 자란다"며 "먹이가 풍부해 신갈나무 숲에서 야생동물의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야생동물의 활동영역은 중산간 지대인 400~600m가 34%로 가장 많았다. 여름철에는 평균 800m 지점, 겨울철에는 500m 지역에서 흔적이 주로 발견됐는데 이는 겨울철 폭설을 피해 저지대에서 먹이를 찾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야생동물들이 자주 다니는 길에 생태통로를 만들어 로드킬을 줄이고, 산간지대의 농작물 피해방지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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