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트위터 여왕? 하루 650여건 등장… ''나경원, 박원순 후보의 서울내 구별 트윗 발생 건수'올해 각 언론에서는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분석한 기사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대부분 정치 분야에서 유력 후보의 지지율, 언급 횟수 등을 분석한 기사였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전통적인 전화 여론조사만큼이나 비중있게 다뤄졌다. 게다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5%의 지지율로 시작한 박원순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만든 결정적 동인이 SNS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발휘하면서 SNS 분석, 소셜 분석이 주목을 받게 됐다. 일부에서는 소셜분석이 내년 선거 정국에서 기존 여론조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소셜분석은 SNS상의 키워드를 모니터링하고 단어의 긍ㆍ부정 여부를 따져 선호도와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소셜네트워크 공간의 메시지는 타인에게 자신의 의견이나 정보를 알리려는 의도성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시도됐다. 사람과 메시지의 결합이 SNS의 본질이기에 깊이있는 분석이 가능해진 것이다. 블로그는 하루에 글 20만~40만개, 뉴스는 3만개의 글이 쌓이는 것이 고작이지만 트위터는 하루 400만개까지 올라온다. 이처럼 엄청난 분량의 글을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빅데이터'다. 이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ㆍ관리ㆍ분석할 수 있는 기술적 환경을 말한다. 결국 타인과 소통하려는 이용자의 욕구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합쳐지면서 소셜분석이 뜨게 된 것이다.
소셜분석의 강점은 이용자의 무의식적인 본심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단법인 한국선거컨설턴트협회 윤영용 기획위원장은 "여론조사는 의뢰자의 질문에 따라 응답자의 답이 변형될 수 있는 반면 소셜네트워크상의 데이터는 무의식중에 사용한 단어들로 축적된 것이어서 자발적, 무의식적인 데이터라 할 수 있다"며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하게 이용자의 본심을 드러내 흐름을 짚어낸다"고 말했다. 김태현 유저스토리랩 부사장은 "여론조사에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트위터는 실시간으로 최소 100만 명의 생각을 빨리 도출할 수 있고 이를 모으면 어느 정도 규모와 추세가 생겨 많이 공유된 내용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소셜분석은 여론조사가 갖고 있는 대표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는 "SNS는 인터넷과 네트워킹에 관심이 많은 일부 사람들에게 프레임이 집중돼 있어 대표성을 띄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유민영 피크15커뮤니케이션 대표 컨설턴트도 "현재 SNS분석은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근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소셜분석을 여론조사라고 본다면 큰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소셜분석 업체들은 "트윗량 자체를 지지율이나 호감으로 생각해선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서울시장 선거 당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언급한 트윗은 박원순 후보의 것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나 후보의 경우 언급 횟수는 박 후보보다 많았지만 '1억 피부과' 등 부정적 글들이 링크된 트윗이 많았고, 반대로 박 후보는 긍정적인 내용의 기사나 글들이 링크된 트윗이 많았다.
소셜분석의 핵심이랄 수 있는 단어의 긍ㆍ부정 분석 역시 정확도에 문제가 많다고 한다. 구어체로 쓰인 140자 내외의 짧은 글이라는 제한적 조건 아래서 비꼬는 단어나 중립적인 단어에서 키워드에 대한 긍ㆍ부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셜분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일부에서는 소셜분석이 모니터링과 이슈 분석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이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는다. 소셜분석은 SNS상에서 이슈의 확산을 주도하는 영향력 있는 인물들을 보여준다.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는 여론 향방의 키를 쥐고 있는 이들을 주목함으로써 프리미엄 서비스나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다. 김태현 유저스토리랩 부사장은 "일이 터지면 트위터 내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과 먼저 대화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잘못된 인식을 바꾸도록 하는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셜분석은 정부나 기업의 실무자들에게 좋은 대응 방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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