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6연패냐, 서울의 명예회복이냐.'
2011년 한국 마라톤의 한 해 농사를 갈무리 하고 2012년 런던올림픽 마라톤 한국의 위상을 점쳐볼 수 있는 경부역전마라톤 개막 이틀을 앞두고 양팀 감독의 기 싸움이 한창이다.
디펜딩 챔피언 충북의 엄광렬(51)감독이 일찌감치 "대회 6연패 이상 없음"을 선언하자 서울 팀을 이끌고 있는 조남홍(47) 감독이 "올해 초 운세를 봤는데 하반기 운이 대길(大吉)로 나왔다"며 껄껄 웃었다. 사실 인구비례로 따지면 충북은 서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하위권에서도 발버둥을 쳐야 겨우 꼴찌를 면할 정도다. 하지만 충북은 이시종 도지사가 직접 팀을 챙길 만큼 육상에 대한 애정은 전국 16개시도중에서 으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충북은 서울(14회)을 따돌리고 경부역전마라톤 역대 최다(15회)우승팀에 올라 있다. 엄 감독은 "충북은 특정 선수 한 두 명에 의지하는 팀이 아니다. 기복이 없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간의 단결력이 대단하다"며 "신현수와 유영진이 빠진 것이 맘에 걸리지만 류지산과 손명준, 지난 대회 MVP 문정기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충북체고 3학년 손명준은 올 전국체전 10km 금메달리스트로서 이번 대회에서 실업팀 형들을 꺾겠다는 각오가 충만해있다"고 말했다. 또 "여자 랭킹1위 김성은이 건재해 한 결 수월하게 팀을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서울은 조용원과 김기연 김효수 나현영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중 배문고 소속으로 조 감독이 직접 지도하는 나현영과 강순복이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1학년 강순복은 올해 초 코오롱 구간마라톤에서 최종주자로 나와 역전레이스를 펼쳐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열흘 정도 합숙훈련을 통해 팀 호흡을 맞췄다는 조 감독은 "여자선수들의 기량이 조금 뒤지지만 팀웍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충북의 독주를 반드시 가로 막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 레이스 운영을 책임지는 대한육상경기연맹 김정식 경기팀장은 "지난해와 달리 충북 서울 경기가 박빙의 레이스를 펼칠 것"이라며 "서울이 올 전국체전 로드레이스(고등부 10kmㆍ대학부 하프마라톤ㆍ일반부 마라톤) 3개 종목에서 좋은 성적으로 골인해 어느 해 보다 우승권에 근접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는 김병렬(40ㆍ경남)선수로 2001년부터 11년째 개근 중이다. 박주영(31ㆍ전남)과 이명승(32ㆍ경기)은 1996년 첫 출전한 이후 13회째 참가선수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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