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을지로 7가 옛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짓고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용도가 디자인 전문시설에서 복합 문화ㆍ예술시설로 바뀐다. 이에 따라 건물 명칭이 바뀌고, 완공 시기도 내년 7월에서 1년 정도 늦춰질 전망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한 '디자인 서울'의 상징적 건물로 연면적 8만5,320㎡ 규모에 4,326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서울시는 2006년 9월 사업을 추진해 국제설계 공모를 통해 자하 하디드(Zaha Hadid)의 '환유의 풍경(Motonymic Landscape)'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2009년 4월 착공했다.
그러나 '디자인 서울' 사업과 대규모 공사에 비판적 입장인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운명이 바뀌고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용도는 재검토하고, 공사는 늦춰서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 관계자는 "박 시장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건물 용도를 디자인에만 국한하지 말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예술가, 지역 주민, 경영전문가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며 "디자인 위주에서 영역을 확장해 미술 조각 패션 한류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스펙트럼이 넓어지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라는 이름도 용도에 맞춰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시는 지난달 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1차 소장품 구입 공고, 전시시설 제작 및 설치 용역사업시행 입찰공고, 정보시스템 구축사업 감리용역사업시행 입찰공고 등을 이달 들어 모두 취소했다. 시가 지난달 냈던 시설용역 공고에 따르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는 디자인박물관, 디자인둘레길, 디자이너스룸, 디자인도서관, 디자인소재체험센터, 회의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는 당초 이 같은 내부 시설비 307억원을 내년에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내년 예산안에는 4억3,000만원만 반영됐다. 반영된 예산은 자문위원회 구성 및 운영, 시민 대토론회 개최, 콘텐츠 기획 등 모두 의견을 수렴해 용도를 재검토하는 데 투입된다.
내년 7월 완공해 2013년 개관할 계획도 수정됐다. 공사를 담당하는 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내년에 공사비 1,52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내년 예산안에는 722억원만 반영됐다.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건물 용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어 내년 예산안에는 외부 공사비만 포함됐다"며 "새로 정해지는 용도에 따라 내부 마감공사를 진행하면 완공은 2013년 7월쯤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완공 후 개관 준비에는 8개월 정도가 필요해 개관 시기도 예정보다 1년 정도 늦은 2014년 상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현재 공정률은 68%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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