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면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터뜨린 최루탄은 1970~80년대 경찰이 시위 진압용으로 사용하던 'SY-44'탄으로 확인됐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수거해 23일 공개한 최루탄 신관에는 'SY-44 총류탄 신관'이라는 모델명과 'EC-85E805-028'이란 일련번호가 적혀 있다. 삼양화학이 CS분말로 제조한 이 최루탄은 경찰이 총기에 장착해 공중을 향해 45도 각도로 발사하는 유형이다. 1987년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직격탄으로 발사해 연세대생 고 이한열 열사를 숨지게 한 최루탄이기도 하다. 하지만 1998년 경찰이 최루탄 사용을 전면 중단한 뒤에는 SY탄의 유통이 끊긴 상태이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이 SY-44 최루탄을 입수한 경위를 둘러싼 추측들이 분분하다. 김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어떻게 구입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주변에서는 "김 의원이나 그의 측근이 과거 시위 당시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최루탄을 보관해왔을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경찰도 "현재 경찰 박물관 등에 소량 보관돼 있는 SY탄이 유출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해명했다.
또 인터넷 등을 통해 매입하는 방법도 있으나 과거의 최루탄 모델이 아직까지 매매될 가능성은 적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고려대 물리학과에 다니다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으로 제적 당한 김 의원이 직접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회 차원에서 수사 의뢰를 하면 유출 경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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