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끝낸 고3생들에게 ‘20대를 사는 법’을 조언하기 위해 사진작가와 드럼연주자, 건축가가 한 자리에 모였다.
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KT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젊음에게 전한다’. 사진작가 강영호, 드럼연주자이자 크리에이티브디렉터 남궁 연, 건축가 오영욱이 강사로 나선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문화예술 명예교사 사업 ‘특별한 하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4월에 시작한 ‘특별한 하루’는 문화ㆍ예술계 저명인사들을 명예교사로 위촉해 어린이, 청소년, 지역 주민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특별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날은 인천 영화여자정보고 3학년생 23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측은 “수능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고3생들에게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가 시기적으로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 강연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명예교사는 ‘춤추는 사진작가’로 유명한 강영호(40)씨. 강씨는 99년 데뷔 이래 100여 편의 영화 포스터와 1,200여 편의 지면 광고를 촬영한 대표적인 스타 사진작가다. 그는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스크린에 띄우며 강연을 진행해 단연 주목받았다. 강씨는 “대학에선 불문학을 전공했다. 인문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오히려 사진을 더 잘 찍을 수 있었다”며 “내면에 숨어 있는 모순의 힘으로 상상력을 키우라”고 강조했다. 강연 중간엔 ‘의자에 앉아서 춤을 추며 사진을 찍는’ 평소의 작업 스타일을 보여줘 학생들이 환호했다.
다음 차례인 남궁 연(44)씨는 주특기인 드럼연주로 시작부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그는 “대학을 안 가기로 결정한 학생들을 위한 강연을 특별히 준비했다”며 김흥호 목사의 책 제목이기도 한 을 주제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그는 “나 역시 대학을 가지 않았지만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항상 생각했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다”며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친구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은 신경 쓰지 말고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고 권했다.
이어 강단에 오른 오영욱(35)씨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삶에 희망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며 “뛰어난 재능이 없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2시간가량의 강연을 들은 학생들은 “정말 유익했다”고 입을 모았다. ‘태권도 지도사’를 꿈꾼다는 김보라(18) 양은 “대학 진학 여부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반드시 대학에 가야 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했다. 오지혜(18) 양은 “남궁 연 선생님이 꿈을 ‘의사’나 ‘회사원’ 같은 ‘명사’로 생각하지 말고 ‘봉사하는 의사’, ‘성실한 회사원’처럼 그 앞에 붙는‘형용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라고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꿈을 이루기 위해선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 관계자는 “12월까지 개성 강한 명예교사들이 강연과 공연 등을 통해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라며 “24일엔 건축가 김원씨가 서촌을 소개하는 명예교사로 나서고, 다음달엔 가수 김창완씨의 공연도 준비돼 있다”고 전했다.
이새하 인턴기자(성균관대 사학4)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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