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벌랜더(28∙디트로이트)에게 올시즌은 특별했다.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벌랜더는 22일(한국시간) 발표된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도 전체 28표 가운데 1위표 13장, 2위표 3장, 3위표 3장을 받아 총점 280점으로 보스턴의 제이코비 엘스버리(242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에 수상한 투수는 1992년 데니스 에커슬리(오클랜드) 이후 19년 만이며, 선발투수로는 1986년 로저 클레멘스(보스턴)이후 25년 만의 대기록이다. 벌랜더는 또한 1956년 돈 뉴컴(브루클린 다저스) 이후 두 번째로 신인상과 MVP, 사이영상을 모두 수상한 투수가 됐다.
벌랜더는 아버지의 권유로 리치몬드 야구 아카데미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그는 구칠랜드고 입학 당시 이미 138km의 공을 뿌려 주목을 받았다. 잘나가던 그에게도 큰 시련이 찾아왔다. 벌랜더는 고교 시절 '패혈성 인후염'이란 질병을 앓았다. 패혈성 인후염이란 박테리아에 의해 전염되는 병으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지병 탓에 구속이 떨어진 벌랜더는 스카우트에게 외면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올드 도미니언대에 입학한 벌랜더는 차츰 건강을 회복했다. 떨어졌던 구속도 기적적으로 140km 중반대로 끌어올렸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다행이 대학교에 들어가자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다"고 말했다.
벌랜더는 2004년 전체 2순위로 디트로이트 유니폼을 입었다. 2005년 7월4일 클리블랜드전에 선발 등판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은 벌랜더는 2008년 17패(11승)를 기록하며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힘든 질병을 이겨냈던 것처럼 2009년 19승(9패)을 거두며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벌랜더는 올시즌 160km에 이르는 강속구를 바탕으로 24승5패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무려 250개나 잡아냈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세 부문에서 모두 1위였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과 MVP는 당연히 그의 몫. 벌랜더의 통산 성적은 107승57패 평균자책점 3.54, 탈삼진은 1,215개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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