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됐을 때와 구출작전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만을 생각했습니다."
21일 오후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IMO) 총회장에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58) 선장이 나와 당시의 상황을 담담하게 증언했다.
석 선장은 이날 에프티미오스 미트로폴리스 IMO 사무총장에게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용감한 선원상'을 수상했다.
영어로 연설을 준비한 그는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조금씩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으로 옮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세계 여러 해역에서 아직도 선량한 선원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수많은 해적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며 "35년의 세월 동안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저로서는 두려움과 분노와 허탈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안타까워했다.
석 선장은 "저와 동료 선원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어느 해역에서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고 있을 모든 선원들을 위해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해적 퇴치에 적극 관여해달라"고 호소했다.
해적으로부터 총상을 입어 지팡이를 짚고 참석한 석 선장에게 169개국 대표 등 600여명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날 수상을 축하하는 오찬 자리에서 "해적과 관련된 공적을 인정받아 석 선장이 이 상을 수상하는 것은 해적퇴치를 위한 IMO의 강한 의지의 표시"라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