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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자살한 이병 부대원 가혹행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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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자살한 이병 부대원 가혹행위 탓"

입력
2011.11.2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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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자살한 육군 31사단 김모 이병이 부대 내에서 각종 가혹행위에 시달려왔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결과가 나왔다.

인권위는 22일 “다수의 목격자들과 가해자의 진술에 따르면 김 이병이 선임병들에게 폭언과 얼차려 등 가혹행위를 당한 것이 사실로 인정된다”며 “특히 김 이병의 자살 가능성을 인지했음에도 중대장에게 늦게 보고한 점을 고려하면 선임의 가혹행위와 김 이병의 자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권위 조사 결과 김 이병이 있던 부대에서 전역자에게 모포를 씌우고 구타하는 ‘전역빵’과 선임이 후임을 차례로 괴롭히는 ‘내리갈굼’ 등의 악습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중대장과 대대장은 가혹행위를 절차대로 보고하지 않고 경미하게 처리했으며 병사들의 소원수리 등을 형식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는 사단장에게 책임자에 대한 형사 및 행정상 조치를 할 것, 국방부장관에게는 소원수리나 병영관리 제도 정비, 분대장 선발 기준과 교육 강화, 얼차려 권한 남용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을 권고했다. 또 피해자 유족의 권리 구제를 위해 법률구조재단 이사장에게 법률 구조를 요청했다.

지난 7월 입대한 김 이병은 두 달 뒤 31사단에 배치됐으나 선임들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군생활을 하기 싫다는 말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여러 차례 호소하다 지난달 16일 외박을 나와 광주 광산구의 한 중학교에서 목 매 자살했다. 이에 유족들은 “(김 이병 사망 전) 부대에 구타와 가혹행위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부대는 가벼운 사건으로 처리해 다른 중대로 배치했고, 이후 다시 가혹행위를 당해 죽음에 이르렀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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