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면산 산사태 원인 재조사에 대해 "최종 보고서가 나온 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1일 오후 지난 7월 폭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은 서초구 방배동 전원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박 시장의 이날 방문은 지난달 "우면산 산사태를 천재지변이라고만 보고 넘어가선 안 된다"고 발언한 후 이뤄진 것으로 재조사 결정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박 시장은 결정을 미뤘다.
박 시장은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며 "재조사는 속단하면 안 된다. 다만 여러 얘기가 있으니까 주민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왔다"며 "보고서는 오직 객관적인 상황과 진실에 따라야 한다. 객관적인 조사가 전제돼야 맞는 대책을 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우면산 산사태에 대한 최종보고서는 23일 나올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최종보고서는 지난 9월 발표한 내용과 큰 차이는 없고 구체적인 데이터 등이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우면산 산사태 원인은 짧은 시간에 쏟아진 폭우와 토사, 나무 등이 배수로를 막은 점 때문이라는 요지의 발표를 한 바 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강남구의 대표적인 판자촌인 구룡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주민들은 "공영개발로 임대주택을 지으면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관리비만 내고 살다가 저렴한 가격에 소유권까지 가질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한 민영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수도 서울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을 두고 번영을 얘기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주민들의 입장을 가장 먼저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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