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일본 도쿄(東京) 지하철에서 사린 가스 테러를 일으켜 13명을 숨지게 하고 6,000여명을 다치게 한 신흥종교단체 옴진리교 관련자의 재판이 사건 발생 16년 만에 마무리됐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21일 사린 가스 제조에 관여한 혐의로 1, 2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수의사 출신 교단 간부 엔도 세이치(遠藤誠一ㆍ51)의 상고를 기각하고 사형을 확정했다. 이로써 2006년 교주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ㆍ56, 본명 마쓰모토 지즈오ㆍ松本智津夫)를 비롯, 핵심 주모자 13명의 사형이 확정됐고 5명은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이들은 도쿄 지하철 테러 사건을 비롯해 94년 옴진리교 지부 퇴출운동이 전개되던 나가노(長野)현 마쓰모토(松本)시 주택가에 사린 가스를 살포, 7명을 숨지게 하는 등 모두 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날 엔도 세이치의 상고가 기각되면서 이번 사건은 법적으로 마무리가 됐다. 하지만 사건의 파장이 워낙 컸기 때문에 후유증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사린 가스 사건에 관여한 주모자 3명이 현재 도주 중이므로 그들을 검거하는 것은 여전히 시급한 일이다. 피해자 배상도 끝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2008년 옴진리교 피해자 구제법을 발동, 피해자 및 유족 6,000여명에게 30억3,400만엔을 지급키로 했으나 일본 경찰청은 현재까지 지급을 미루고 있다.
사형 확정 5년이 지난 아사하라 교주의 사형 집행도 늦어지고 있다. 일본 형사소송법은 사형 확정 후 6개월 이내에 집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범자의 형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재심 청구 중에는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데다 최근 사형폐지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들에 대한 처벌이 늦어지자 사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교주 체포, 법원의 교단 해산 명령 등의 과정을 거치며 옴진리교가 몰락했지만 최근 아레후, 히카리노와 등의 파생단체가 만들어지는 것은 범죄자 처단에 대한 사법부의 의지가 약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아레후 등은 일본 내 32곳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신자가 현재 1,500명에 이른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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