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은 시작됐고, 여야 모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하지만 협상파는 마지막 타협 가능성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놓고 전운이 감도는 20일 국회 상황은 이렇게 요약된다.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준안 처리와 관련 "민주당이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도대체 알 길이 없다"며 "우리가 더는 할 게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최후통첩이었다. 그는 그러면서 "당내 협상파 의원들조차 인내의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야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치열하게 논쟁하고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하는 투표에 임해 줄 것을 거듭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처리시점에 대해"날짜를 못박기는 그렇지만 (기다리는 게)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당이 비준안 단독처리를 시도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저지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의 요구를 묵살하고 한나라당이 강행처리에만 몰두한다면 우리는 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당초 21일로 예정됐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는 여야 간사 간 합의로 취소됐다. 만나 봐야 별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불씨를 살려보려는 여야 협상파 의원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 '국회바로세우기모임'과 '민본21'소속 의원들은 21일 강경 노선을 고수하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만나 합의처리를 위한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민본21 간사 김세연 의원은 "만나 달라는 요청을 해 놓았지만 손 대표측으로부터 답을 듣지 못했다"며 "일단 찾아가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협상파인 김성곤 의원은 20일 여야 의원 전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한미 FTA가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졌음에도 '그때는 몰랐다'는 식의 태도는 정직하지 못하다"고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정장선 사무총장도 의정서신을 통해 "야당은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최종에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의사를 밝히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여야 협상파 의원들의 대화채널인 6인 협의체는 21일 다시 회동, 합의처리 동력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김현우 기자 777hyunw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