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내년 12월 대선까지 어떤 정치적 행보를 보여 줄 것인가. 과연 신당은 창당할 것인가. 당장 내년 4월 총선에는 참여할 것인가. 궁금증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그는 어떤 정치적 질문에도 굳게 입을 닫은 채 자신의 갈 길을 안개 속에 묻어 두고 있다.
때문에 안 원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분석은 그를 가까이서 지켜본 인사들의 얘기를 종합한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대체로 "(안 원장이) 쉽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안 원장과 '청춘콘서트'에 함께 참여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 원장이 내년 총선에서는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신 대선에선 박원순 서울시장 모델을 밟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정당에 들어가지 않고 중립지대에 머물러 있다가 높은 지지율을 무기로 정당 후보를 일거에 제압했던 '박원순 방식'을 안 원장이 대선에서 차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안 원장의 멘토로 불리는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 스님이 그리는 안 원장의 정치 행보도 특정 정당에 미리 참여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한다. 법륜 스님의 한 지인은 "제3당을 만든다면 모를까, 안 원장이 기존 야당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게 법륜 스님의 생각"이라며 "이 같은 얘기가 와전돼 법륜스님이 신당을 창당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다수의 정치전문가들도 '안 원장이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관측하는 점에서는 일치했다. 특정 정파에 발을 담그는 순간 중도층 상당수가 이탈할 가능성이 크고, 혹독한 검증에 일찌감치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섣불리 등판했다가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총선에는 나서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안 원장 본인은 나서지 않고 일정 거리를 두되, 주변 인사들이 '안철수 신당'을 표방하며 총선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난 총선에서의 '친박연대' 같은 형태의 친(親)안철수 당이 나타나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안 원장은 신당과 거리를 두고 있다가 이후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이들을 지지 기반으로 삼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전까지 중립지대에 머물던 안 원장이 복수의 야당이 참여하는 대선후보 단일화 경선전에 뛰어들게 되면 높은 지지도를 바탕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야권 전체가 안 원장을 돕는 가운데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무소속 강용석 의원의 요청에 따라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의 정부지원 과제인 '모바일 악성 프로그램 탐지 및 방어 솔루션 개발'연구성과를 점수로 평가한 결과 100점 만점에 합격점인 60점을 넘긴 80점 가까이 나왔다고 지식경제부 관계자가 이날 밝혔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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