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근(31)이 자유계약선수(FA) 이적 첫 테이프를 끊었다. 영입 구단은 놀랍게도 친정팀 넥센이다.
넥센은 20일 FA 이택근과 4년간 계약금 16억원, 연봉 7억원, 옵션 6억원 등 총 50억원에 계약했다. 지난 2004년 말 심정수(4년 최대 60억원)에 이어 FA 역대 두 번째 규모다. 그러나 옵션을 뺀 순수한 보장 금액만 따지면 이택근은 44억을 받게 돼 심정수(40억원)를 제치고 역대 최고 몸값을 경신했다.
팔기만 하던 넥센이 외부 FA를 영입한 자체만으로도 화제다. 그만큼 넥센이 적자 운영에서 벗어나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뜻. 앞으로도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펼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넥센은 소속 FA인 송지만과 김수경, 강병식, 강귀태를 모두 잔류시킨 데다 이택근까지 영입하며 탈꼴찌 희망을 부풀릴 수 있게 됐다.
이장석 대표는 "우리 팀이 젊은 선수 위주다 보니 리더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중고참이 필요했다. 경험 많은 이택근이 제 몫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택근은 지난 2009시즌을 마친 뒤 현금 25억원과 선수 두 명에 LG로 트레이드 됐었다. 올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은 이택근은 LG와 우선 협상 기간 동안 3+1년에 총 27억원을 제시 받았지만 협상이 결렬됐다. 넥센은 이택근의 영입에 따라 LG에 이택근의 올시즌 연봉 2억7,000만원의 200%인 5억4,000만원과 보상 선수를 내주거나 연봉의 300%인 7억1,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택근은 먼저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LG팬들에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20일 오전에 이장석 사장님께서 직접 연락을 주셨다. 마음이 움직였다"며 "친정팀으로 복귀해 기쁘게 생각한다. 넥센과 함께 하는 게 내 운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 겨울 스토브리그에는 역대 최다인 17명의 FA가 쏟아져 나온 가운데 20일까지 이택근을 포함해 모두 12명이 계약을 마쳤다. 송신영은 한화와 3년간 13억원, 임경완은 SK와 3년간 11억원에 FA 계약했다. FA 미계약자는 해외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 정대현을 제외하고 김동주 조인성 이승호(20번) 등 3명으로 줄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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