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인 17명의 자유계약선수(FA)가 쏟아져 나왔지만 협상 속도는 의외로 지지부진하다. 18일 오후 7시 현재 원소속구단과 최종 계약을 맺은 선수는 모두 8명. '대어급'이나 '준척급'은 대부분 도장을 찍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따르면 원소속구단은 19일 자정까지 우선 협상을 할 수 있다. 잔류냐, 결별이냐, 운명의 시간이 채 하루도 남지 않은 것이다.
FA 1호 계약은 한화의 포수 신경현(36)이다. 신경현은 지난 16일 2년간 옵션 포함 총액 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14년간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신경현은 "구단에 남아 힘을 보태달라"는 노재덕 단장의 말에 일찌감치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외에도 두산 정재훈(4년 28억원), 롯데 조성환(2년 7억5,000만원), LG 이상열(2년 6억원), 이승호(37번ㆍ2년 2억원) 등이 소속팀 잔류를 선언했다. 또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은 '안방마님' 진갑용과 2년간 총액 12억원, 강봉규 신명철과 각각 2년간 4억5,000만원에 계약하는 등 FA 선수 3명과 모두 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8명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의 거취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적정 금액을 놓고 소속 구단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온도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어' 이대호는 롯데로부터 역대 최고액인 60억원 플러스 알파를 제시 받았지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한 발짝 물러선 상태다. SK 정대현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며 소속팀과의 협상을 중단했다. FA 핵심 선수 둘이 나란히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셈이다.
'큰 손' LG가 잠잠한 것도 의외다. LG는 지난 몇 년간 선수 영입에 수백억원을 투자한 구단이다. 2006년 FA 박명환에게 4년간 최대 40억원이라는 거금을 안겼고 다음해엔 이진영 정성훈을 모두 잡았다. 또 2009시즌이 끝난 뒤 LG는 넥센에 선수 두 명과 현금 25억원을 주는 트레이드로 이택근(당시 넥센)을 데려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만큼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LG는 우선협상기간 막바지에도 이택근 조인성 송신영 등 '준척급' 선수들과 좀처럼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가 세 명 모두를 놓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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