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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해명마저 투명하지 못한 4대강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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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해명마저 투명하지 못한 4대강 에세이

입력
2011.11.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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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는 18일 '소설가 4대강 에세이 출간에 관광공사 수억 지원 논란' 기사에 대해 짤막한 해명자료를 냈다. 김영사는 유명 소설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한 강 에세이 시리즈가 "정부의 특정한 사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4대강을 비롯해 북한의 대동강과 압록강까지 아우르는 대형기획으로, 강의 흐름을 통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그런데 마침 지난 5월 한국관광공사가 공개 제안한 '우리 강 문학기행 책자 발간' 주제와 상통한 면이 있어 이 경쟁 입찰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영사가 따낸 이 사업은 4대강 강변관광 홍보를 위한 관광공사 발주 사업이다. 애초 입찰 제안서는 이 사업의 목적을 "유명 인사를 통한 저술, 일반출판을 통해 강변 관광에 대한 인식 제고"라고 밝히고 있고,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4곳을 대상으로 "강변관광을 유발할 수 있는 소재를 선정하여 집필"하도록 명시했다.

출판사는 책 2권 출간에 총 3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되 6,000부(각 3,000부)를 공사 측에 납품해야 한다. 실제 계약에서는 관광공사가 공익목적사용권만 갖는 것으로 바뀌긴 했으나, 애초 제안서에는 저작권마저 공사가 갖는 것으로 돼있다. 아울러 판매 수익의 일부도 공사가 갖는다. 제안서엔 책 표지에 '한국관광공사 공동기획,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을 표시하도록 했는데, 실제 계약에선 협의사항으로 남겨뒀다고 한다.

김영사가 아무리 부인하려도 해도 이는 명백히 정부 예산이 투입된 관광공사의 사업이다. 이렇게 언론에 대한 해명마저 투명하지 못한데, 김영사가 작가들에겐 어떻게 설명했을까.

작가들은 관광공사가 아니라 김영사와 계약을 맺었다. 그 강들은 작가들이 태어나고 자란 터전이었다. 자신의 모태인 강의 역사적ㆍ문화적 의미를 짚어보고 싶었던 것은 작가들의 오랜 소망이었다. 때맞춰 그 강에 대한 인문학적 에세이를 써보자는 제안이 들어오니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한강에 대한 집필 제안을 받은 소설가 김훈씨는 "한강에 대해 단편적인 글을 써왔는데, 이번에 제대로 쓸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반가웠다"고 했다. 그가 김영사로부터 제안 받은 액수는 취재비로 선금 1,000만원, 책이 나온 이후 2,000만~3000만원 선. 그는 "한강 전체를 답사하는데다 내가 운전을 못해서 운전수를 고용하는 비용 등을 생각하면 그 정도면 적당한 액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본보 기사를 보고서야 김영사가 책 한편 당 관광공사로부터 1억 5,000만원을 받고, 또 6,000부를 납품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조국의 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 바쳐서 쓰려 했고, 답사 후 4대강 문제의 문제점이 나오면 그것도 밝혀서 쓸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4대강 홍보에 동원됐다는 식의 시선을 받게 돼 황당하다"고 했다. 다른 작가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송용창 문화부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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