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잘 아시는 분이니 이전보다는 훨씬 나아지겠죠."
17일 취임한 홍석우 신임 지식경제부 장관에 대해 동반성장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았다. 홍 장관이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만큼 전임 최중경 장관 때와 같은 파열음이 나지는 않을 거란 얘기였다.
실제 홍 장관은 2008년 3월부터 2년간 중기청장을 지내면서 당시 국무총리였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정 위원장은 홍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총리로 일할 때 신임 지경부 장관과는 호흡이 매우 잘 맞았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홍 장관도 22일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아세안+3 정상회의 수행을 마치고 나서 첫 공식행보로 정 위원장과의 회동(23일)을 잡았다. 일단 출발은 괜찮아 보인다.
지경부는 그간 중소기업들로부터 동반성장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적지 않게 받아왔다. 초과이익공유제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등을 놓고 최 전 장관이 직접 정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웠으니 정책 방향이 어떠했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최근에도 동반성장위가 LED분야를 중기 적합업종으로 선정한 뒤 지경부가 만든 LED산업포럼이 이를 유보해달라고 요청하자, "지경부가 실체도 불분명한 포럼을 만들어 동반성장위의 결정을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홍 장관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중기 적합업종 선정 결과에 대해 최대한 대기업이 준수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코트라사장에 취임한 직후 아프리카 출장을 갔을 때도 "코트라의 첫째 과제는 실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의 판로를 개척하는 일"이라고 했던 말도 기억한다.
중소기업 지원이 국민정서나 포퓰리즘으로 가선 안 된다. 동반성장정책이 한쪽 방향으로만 흐른다면 제동도 걸어야 한다. 하지만 은연중에 형성되어 온'지경부=대기업편'이란 이미지만큼은 씻어내는 게 홍 장관에겐 급선무로 보인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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