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와 서울 삼성의 맞대결은 홈ㆍ원정경기를 불문하고 각각 고유의 빨간색 유니폼과 파란색 유니폼을 입는다. 그만큼 프로농구에서 인정하는 '전통의 라이벌'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까지 9시즌 연속, LG는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들은 진일보하기 위해 이번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두 팀의 성적은 재앙에 가깝다. LG는 4승9패로 8위, 삼성은 4승10패로 8위에 그치고 있다. 이름값에 걸맞지 않는 처참한 출발. 더 떨어질 곳 없는 양 팀이 17일 창원에서 만났다.
LG가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시즌 삼성과의 경기에서 82-65로 이겼다. 홈 6연패 사슬을 끊은 LG는 울산 모비스와 함께 공동 7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여전히 9위.
경기에서는 애론 헤인즈(30∙201㎝)가 빛났다. 올루미데 오예데지 대신 LG 유니폼을 입은 헤인즈는 지난 시즌 득점왕 출신이다. 깡마른 체구지만 정확한 중거리 슛과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한국형 용병'. 헤인즈는 이날 양 팀 최다 득점인 37점(10리바운드)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자신을 수비했던 삼성 이규섭(198㎝)보다는 키가 크고 빠르기까지 한 헤인즈는 내외곽을 넘나들며 1쿼터부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헤인즈의 합류로 김진 LG 감독은 좀 더 빠른 농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LG의 행보가 궁금한 대목. 문태영(12점 4리바운드)과 서장훈(10점 5리바운드)도 동료의 활약을 거들었다.
반면 삼성은 퇴출이 확정된 피터 존 라모스(31점 9리바운드)만 분전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고양에서는 원주 동부가 홈팀 오리온스를 80-75로 꺾었다. 외국인센터 로드 벤슨(25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과 김주성(14점 4리바운드)을 비롯해 주전 5명 모두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동부는 시즌 13승(2패)째를 챙기며 독주 체제에 들어갔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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