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사진) SK텔레시스 회장이 보유 중인 회사 주식 120만주를 직원들에게 무상 분배한다. 기업들이 우리 사주를 배분하는 경우는 있지만 재계 총수가 개인 주식을 나눠주는 것은 이례적이다.
SK텔레시스는 17일 최 회장이 보유 중인 주식 중 11%인 120만 주를 직원들의 직위에 따라 차등지급하기 위해 이날 주식 증여 약정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증여 규모는 SK텔레시스가 비상장기업이어서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들지만, 장외 거래에서 주당 평균 3,000원에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약 36억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실제 주식이 전달되는 시점은 약정서 체결 시점으로부터 1년 뒤인 내년 11월이다.
이번 주식 증여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최 회장이 전격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시스 관계자는 “최근 야심차게 추진했던 휴대폰 사업을 철수하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했는데, 이 같은 회사 분위기를 쇄신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격려 차원”이라며 “이를 통해 직원들이 애사심도 높이고 회사 발전을 위해 심기일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최 회장은 평소에도 잦은 기부로 재계의 ‘기부영웅’으로 통했다. 그는 선친인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유지에 따라 2004년 선경최종건장학재단을 설립해 어려운 학생들을 도왔다. 사적인 기부에도 적극적이었다. 2008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개인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기업인 가운데 가장 많은 6년 간 3억3,200만원을 기부해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honor) 소사이어티;회원이 됐다.
최 회장은 이후에도 꾸준한 기부 활동으로 최근 공동모금회에 10억원 이상 기부자들 모임인 슈퍼리치클럽 멤버가 됐다. 멤버는 현재까지 13억원을 기부한 최 회장 외에 홍명보 축구 감독 등 2명 뿐이다. 또 해병대 출신답게 군과 경찰에도 매년 각종 기부를 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에 발벗고 나서 포브스가 선정하는 아시아의 기부 영웅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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