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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동차·IT… 세계로 몰아치는 감원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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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동차·IT… 세계로 몰아치는 감원 태풍

입력
2011.11.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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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위 자동차회사 프랑스 'PSA 푸조 시트로앵'이 프랑스 내 4,000명을 포함해 예상보다 많은 5,0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조 측은 지난달 "유럽에서 6,000명을 감원할 것이지만 프랑스 정규직 사원을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결국 프랑스 내 직원 수도 줄이는 방향으로 바꾼 것이다.

미국 최대금융회사 씨티그룹은 전체 인력의 1%에 해당하는 3,000명 감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같은 날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4월만 해도 "앞으로 2년 동안 500명의 은행 직원과 트레이더를 새로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인력 정책을 증원에서 감원으로 선회하게 됐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더블 딥 가능성 등 세계적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본격적 인력 구조조정, 즉 감원 카드를 뽑기 시작했다. 경기에 가장 민감한 내수업종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은 물론, 경쟁이 가장 치열한 정보통신(IT), 그리고 금융ㆍ재정위기 중심에 서 있는 은행과 증권 등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감원 한파가 불고 있다.

체온이 가장 낮은 곳은 역시 금융권. 지금까지 유럽, 북미 금융권이 2년 안에 줄이겠다는 인원만 1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역시 재정위기 소용돌이에 휩싸인 유럽이 가장 심각하다. 유럽 최대 은행 HSBC는 2013년까지 전체 임직원의 10% 수준인 3만 명을 감원, 연간 35억 달러(약 4조원)의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연말까지 3,500명을 줄이기로 한 바클레이스와 로이드, 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서유럽 은행들의 감원 규모는 8만6,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산 기준 미국 1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지난 8월 3,5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 "BoA가 소매 금융 부분을 중심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3만명)보다도 많은 4만명 규모의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예상을 웃돈 실적을 낸 JP모건 조차도 "향후 거래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18개월 동안 1,000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TV, PC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아 연쇄적으로 반도체 LCD 가격이 폭락한 IT 업계도 칼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전쟁에서 처절하게 패한 세계1위 휴대폰회사 핀란드의 노키아는 4월 본사 직원 1,400명 등 7,000명 감원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최근 루마니아 클루지 공장을 폐쇄하는 등 3,500명을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세계적 가전회사 필립스도 수익 악화로 4,500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쪽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일본 대형전자부품 제조ㆍ유통업체 TDK는 대지진에 엔고까지 겹치면서 전체 인력의 13%에 해당하는 1만1,0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만의 세계 최대 노트북 위탁주문생산업체(OEM) 회사인 콴타도 올해 1,000명의 인원 감축을 결정했다.

워런 버핏이 투자한 회사로 유명한 중국 전기차 회사 BYD는 상반기 순익이 89%나 급감하자 올 여름 판매법인 전체 직원의 70% 가량인 1,900명을 해고했다. 지난해 이후 유럽 자회사 오펠의 인원을 8,000명 이상 줄인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추가 감원을 고려 중이다.

2008년 금융위기는 구조조정이 금융 쪽에 집중됐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업종에서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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