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경기도 공무원들"폐건전지를 찾아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경기도 공무원들"폐건전지를 찾아라"

입력
2011.11.16 17:33
0 0

경기도 A시의 한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김모(38ㆍ여)씨는 요 몇 주 휴일마다 남편을 앞세워 동네 아파트단지 재활용함을 훑고 다닌다. 김씨가 눈에 불을 켜고 찾는 것은 폐건전지. 주민센터에서 모아야 할 1톤을 아직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A시는 인구가 많은 주민센터는 1톤, 적은 곳은 0.5~0.7톤씩을 수거토록 배정했다. 김씨 동료들은 휴일에 아파트가 많은 서울로 원정을 가거나 지방의 고향집에서 폐건전지를 수거해 오고 있다. 김씨는 "경비원에게 사정을 말해 폐건전지를 달라고 할 때면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회의가 든다"고 한탄했다.

경기도 일부 시ㆍ군 공무원들 사이에서 폐건전지 수거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폐건전지 수거는 경기도가 올해 8~10월에 실시한 집중수거 기간 때부터 불이 붙었다. 도는 시ㆍ군별 인구에 비례해 목표량을 설정한 뒤 수거실적을 관리한다. 집중수거 기간은 10월 말 끝났지만 목표량을 채우지 못한 시ㆍ군들은 이달 말까지 수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별난 열정 덕에 이달 초까지 도내 폐건전지 수거량은 지난해 290톤을 훌쩍 뛰어 넘은 355톤에 달했다. 경기도를 뺀 8개 도는 올해 실적을 다 합쳐도 210여톤에 불과하다. 지난해 1위였던 서울의 현 실적은 300톤 정도다. 도는 이달 말까지 400톤 수거를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이미 아파트단지에 수거해 놓은 것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어 폐건전지 회수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범국민운동인데 공무원에게만 목표량을 정하는 것은 문제라는 불평도 적지 않다.

올해 목표량을 달성한 B시 관계자는 "대도시들은 별로 신경 안 쓰겠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ㆍ군들은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수거를 독려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공무원들이 아파트단지를 헤매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런 불만에 대해 도 관계자는 "목표량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기관별 할당량이 있는 것은 아니고, 목표량을 못 채웠다고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